중동 리스크에 금융시스템 취약부문 경고등…'지방·PF' 흔들

기사등록 2026/03/26 11:00:00 최종수정 2026/03/26 14:10:25

한은 '2026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디모나=AP/뉴시스]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디모나 시에서 3월 22일 주민들이 폭격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 03.26.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이 겹칠 경우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겠지만, 일부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2026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가격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 금융기관의 자산 평가손실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동성 여건도 함께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변동성 확대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 불안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부 요인으로는 '양극화'가 주요 변수로 꼽혔다. 지역별 주택시장 차별화로 지방 건설사 신용리스크가 커지고, 업황 부진 기업과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금융기관 부실여신이 증가하고 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자본비율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하락폭이 확대되지만 전반적으로는 규제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실물경제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부실이 증가하고, 일부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악화 영향으로 자본비율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비은행권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사와 보험사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본비율이 규제 기준을 웃돌았다. 다만 시장손실 규모는 심각 시나리오에서 증권사 최대 17%, 보험사 최대 28% 수준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경우 환매조건부채권(RP) 중심 자금조달 구조로 인해 담보가치 하락 시 차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과 채무보증 이행 부담도 유동성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사는 해외 유가증권 비중이 높은 구조상 자산가격 하락 시 평가손실이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 상승 시 환헤지 비용 증가와 추가 증거금 부담도 변수다.

다만 업권 전체의 유동성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심각'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증권사와 보험사의 평균 유동성확보비율은 각각 113%, 321%로 100%를 상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금융시스템 복원력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양극화가 심화된 구조적 환경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자산가격 조정과 같은 복합적인 대외 충격이 특정 취약부문에 집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PF, 한계기업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한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취약부문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 등 손실흡수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