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의혹' 그 시계…'785만원 까르띠에 발롱블루'를 알아보자

기사등록 2026/03/26 09:41:27 최종수정 2026/03/26 09:46:55

다이아 등 보석 배제된 스틸 소재 입문용…2018년 시세 반영

브랜드 첫 자체 제작 무브 '1847 MC' 탑재된 기계식 시계 유력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워치. 사진 까르띠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통일교와 정치권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품 시계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법조계와 합수본에 따르면, 수사팀은 전 의원에게 전달된 물품을 당초 거론되던 브랜드가 아닌 프랑스 하이엔드 주얼리 하우스 까르띠에(Cartier)의 대표 워치 라인인 '발롱블루(Ballon Bleu)' 모델로 특정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합수본은 통일교 측 관계자가 2018년 초 까르띠에 매장에서 여러 점의 명품 시계를 구입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이 중 785만원 상당의 제품 한 점이 전 의원 측에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지목된 '발롱블루 드 까르띠에'는 프랑스어로 '파란 공'을 뜻하는 이름처럼 조약돌을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곡선형 케이스가 특징이다. 특히 시계 우측의 크라운을 보호하는 귀금속 아치와 그 안에 세팅된 합성 스피넬 카보숑(시계 옆에 있는 동그란 파란 보석)은 이 모델만의 독보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꼽힌다. 해당 모델은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즐겨 착용해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는 배우 한효주가 모델로 활동하며 '예물 시계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합수본이 전 의원의 수수 품목으로 특정한 785만원 상당의 '발롱블루 드 까르띠에'는 해당 컬렉션 내에서도 '엔트리(Entry·입문)'급 모델로 분류된다. 현재 까르띠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발롱블루 오토매틱 스틸 모델이 크기에 따라 1040만원(33mm)에서 1250만원(42mm)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2018년도 기준 785만원이라는 가격은 화려한 다이아몬드 세팅이나 귀금속(골드) 소재를 배제한 스틸 본연의 모델임을 의미한다.  사진 까르띠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수사팀이 특정한 785만원이라는 가격대를 고려할 때, 해당 제품은 발롱블루 라인업 중에서도 범용성이 높은 스틸 소재의 오토매틱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통상 이 가격대 모델에는 까르띠에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1847 MC' 혹은 이에 준하는 고성능 자동 기계식 엔진이 탑재된다. 약 40시간의 파워 리저브와 생활 방수 기능을 갖춰 실용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847 MC 무브는 까르띠에가 2015년에 야심 차게 선보인 첫 번째 대량 생산용 인하우스(자체 제작) 자동 무브먼트다. '1847'이라는 숫자는 까르띠에의 창립 연도에서 따왔으며, 범용 무브먼트(ETA 등) 의존도를 낮추고 브랜드의 기술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개발됐다.
까르띠에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1847 MC'. 사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합수본은 전 의원이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본산 천정궁을 방문한 물증을 확보하고 시계 수수와의 연관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반면 전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전 의원은 "합수본 조사에서 처음 들은 내용이며, 의구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소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시계의 가액이 1000만원 미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뇌물죄 공소시효인 7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수액이 3000만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특정된 시계와 현금 2000만원을 합산해도 기준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합수본은 추가적인 금품 수수 정황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