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기대에도, 반도체 호재에도 코스피 '외면'…외국인 언제 돌아오나

기사등록 2026/03/26 06:00:00

이달 코스피서 23조5000억원 순매도…매수 거래일은 단 3일

"단기 호재보다 사이클·거시 변수 영향…구조적 매도 흐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88.29 포인트(1.59%) 오른 5642.21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90원(0.33%) 오른 1500.10원. 2026.03.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중동 휴전 기대감에 코스피가 반등하고 반도체 관련 호재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매도 기조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23조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의 복귀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86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 기대에 2%대 상승 출발했음에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갔고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3조5435억원을 순매도했다. 3월 중 순매수를 기록한 거래일은 4일, 10일, 18일 3거래일에 그쳤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12조717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SK하이닉스(4조8111억원), 현대차(2조9837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달 반도체 업황 내 주요 이벤트가 이어졌음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로부터 공개적인 감사 표현을 받았고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력을 부각했다.

또 리사 수 AMD CEO 방한을 계기로 인공지능(AI) 가속기용 HBM4 우선 공급업체로도 선정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며 주주가치 제고 기대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두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도를 이어가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투자심리 위축이 아닌 구조적인 흐름으로 보고 있다. 단기 호재보다 사이클과 거시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증시는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하락하는 특징적인 국면"이라며 "이를 '실적 장세 후반' 또는 '역금융 장세 초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향후 다가올 역금융·역실적 장세에 대비하려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라며 "외국인은 반대로 역금융·역실적 장세를 거치는 동안 다시 도래할 차기 사이클을 준비하며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과 지정학 위기 고조에 따른 신흥국·테크 비중 축소가 맞물린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외국인 순매도 흐름 자체보다는 외국인 자금이 어떤 업종으로 재배치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의 복귀를 위해서는 유가와 환율 등 거시 환경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은 추세를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강하다"며 "유가나 환율이 방향을 바꾸고 일정 기간 안정되는 흐름이 확인돼야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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