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강원 망상지구 특혜 의혹…2심 판단은?[죄와벌]

기사등록 2026/03/22 09:00:00 최종수정 2026/03/22 09:50:51

피해 임차인 820명·보증금 589억원…'인천 건축왕'

직원 수·회사 자본금 규모 속여…1심은 무죄 판결

法 "지역 간 균형 발전 도모하는 입법 목적 훼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강원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사로 지정받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혐의로 별건 기소된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3.22.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강원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사로 지정받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혐의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0대 남모씨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SPC)인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동해이씨티)을 설립해 2018년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남씨가 자금조달 난항으로 나머지 사업부지 165만㎡를 매입하지 못하고 토지 수용재결 공탁금도 예치하지 않으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를 두고 남씨가 직원 수와 회사 자본금 규모를 속인 채 특혜를 받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남씨가 사업제안서에서 동해이씨티의 모회사인 상진종합건설의 2016년 기준 총자산을 약 15억원에서 1조2000억원, 직원 수 7명을 간접고용 포함 2521명으로 등으로 허위 기재해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에 제출했다고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2022년 11월 남씨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남씨가 제출한 자료와 달리 실제 자산 매출액 등이 현저히 부족했던 점, 망상지구 개발시행사업자 지정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이유로 모회사 예상 매출액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남씨는 동자청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 권유를 받았다"며 "동자청은 시행자 지정 과정에서 모기업의 실제 재정 상태를 알았음에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씨가 모기업 매출을 허위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며 "시행자로 지정됐다는 사정만으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받았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 회원들이 2024년 8월 29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2심에서 감형을 받은 건축업자 남씨와 공모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22. dy01212@newsis.com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부장판사 최해일·최진숙·차승환)는 최근 남씨의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 1년 6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씨가 상진종합건설의 회사 규모 및 재정 상태 등을 부풀려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동자청으로부터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받은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개발사업이 좌초되면서 국가경쟁력 강화와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입법 목적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남씨가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되려고 했다기보다는 동자청 관계자들의 권유로 범행에 이르게 됐고,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과 동시에 판결을 선고했을 때의 형평 등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

남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일 상고했다.

한편 남씨는 2022년 1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소재 자신이 소유한 공동주택 임차인 19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4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남씨와 공범 일당을 5차례에 걸쳐 기소했다. 사건을 모두 합치면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은 820명, 피해 보증금은 약 589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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