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트럭처, 임상 2상 데이터 발표
노보·릴리의 경구용 약보다 효과 커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경구용 비만약으로 체중감소 효과를 최대 16.3%까지 보였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으로는 최대 효과다.
1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스트럭처 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 이하 스트럭처)는 최근 먹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GLP-1 수용체 작용제 '알레니글리프론'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2상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체중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하나 이상 앓고 있는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44주간(약 10개월) 진행됐다.
그 결과, 알레니글리프론은 44주 시점에서 180㎎ 용량군에서 위약 대비 16.3%(약 17.7㎏), 240㎎ 용량군에서는 16.0%(약 16.8㎏)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36주부터 지속적인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연장연구로 실시된 56주 시점에서는 120㎎ 용량 투여 시 최대 16.2%의 체중 감소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소도 정체없이 꾸준히 빠지는 추세를 보였으며, 부작용도 크게 줄어 이상반응과 관련된 치료 중단 사례는 단 1건(3.6%)에 불과했다.
또 체성분 연구 등에서 초기 복용량을 2.5㎎으로 낮게 시작해 서서히 늘려가는 방식을 적용한 결과,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율은 2~3.4%까지 떨어졌다. 우려할 만한 간 손상이나 심혈관계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스트럭처 CEO(최고경영자)인 레이먼드 스티븐스(Raymond Stevens) 박사는 "이번 임상 2상 데이터는 현재까지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중 가장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만성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안전성도 갖췄음을 보여준다"며 "현재까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관찰된 체중 감소는 알레니글리프론이 주사제와 유사한 효능을 지닌 동급 최고의 경구용 약이 될 것이란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스트럭처의 임상 2상 데이터가 발표되자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비만약은 '누가 더 편하게, 더 많이 빼느냐'를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이자 금융회사인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의 애널리스트 야스민 라히미(Yasmeen Rahimi)는 "알레니글리프론이 보여주는 이러한 체중 감량 효과는 경구용 약물로는 달성된 것 중 가장 높은 효능을 나타내며, 주사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비만약 시장 선두주자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1월 먹는 비만약을 출시했으며, 경쟁자인 일라이 릴리는 임상을 마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는 체중감소 효과가 약 14%(64주)로 나타났다.
기존 주사제 성분인 단백질(펩타이드)을 알약으로 만든 형태로, 오랜 기간 쓰인 만큼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위산에 쉽게 파괴되는 펩타이드 성분인 만큼 아침 완전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최소 30분 동안은 금식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일라이 릴리가 먹는 약으로 개발한 '오르포글립론'은 44주·72주 차에 위약 대비 약 11.5~12.4%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저분자 화합물로, 아무 때나 복용이 가능해 먹는 위고비의 단점을 보완했다.
한편 한미약품, 일동제약,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기업들도 현재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속도전보다는 '복용 편의성 개선', '생산 단가 절감', '기술 수출'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가동하며, 요요현상 및 근손실을 막는 차세대 먹는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는 'ID110521156'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 현재 기술수출 기회를 엿보며 임상 2상 추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체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를 활용해 높은 생체이용률(BA)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삼천당 제약은 노보의 펩타이드 성분 물질 특허 만료를 겨냥해 제네릭(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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