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광고 모델 기용만으론 부족
자신만의 정체성 담은 '협업' 성과
AI 모델을 기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유명인이 참여한 협업제품으로 실제 구매를 유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홈쇼핑 등은 최근 유명인(셀럽)과의 협업 상품과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1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잠실 에비뉴엘에서 열리는 '마키키 아뜰리에'에서는 배우 하정우와 협업해 인기를 끈 와인과 신제품 '마키키 리슬링' 등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의 대표 와인 시리즈인 '하정우 마키키 아뜰리에 와인'은 하정우의 예술 작품을 와인병에 담아 시각적 가치를 더한 '아트 와인'이다.
2024년 8월 출시된 '콜 미 레이터'를 시작으로 총 5종이 출시됐으며, 누적 판매량은 100만병을 넘어섰다.
GS25도 13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쯔양과 손잡고 차별화된 먹거리 개발에 나섰다. GS25는 쯔양의 콘텐츠 정체성인 '대용량 먹방'을 콘셉트로 '대식가 시리즈'를 17일 선보였다. 상품 기획부터 개발, 평가 단계 전반에 쯔양이 참여했다.
'BIG 꿀호떡', '빠삭초코롱모나카', '곱빼기 닭강정' 등은 19일 출시될 예정이다.
유명인과의 ‘협업’이 많아지는 데는 단순 광고 모델 기용만으로는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유명인이 상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자신의 캐릭터와 취향을 드러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선 특정 인물의 이미지와 취향을 제품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구매 이유'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 채널은 목적형 구매보다 현장에서 상품을 발견하는 '발견형 소비'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인 협업은 이 과정에서 강력한 주목도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AI 모델은 원하는 이미지와 콘셉트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선택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명인은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와 팬덤,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품에 신뢰와 스토리를 부여할 수 있다.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방송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링 철학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템 매칭과 연출법을 제시하고, 시청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캡처 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GS샵은 이러한 '한혜연 효과'로 2024년 대비 주문 건수와 구매 고객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SNS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확산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유명인과의 협업은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소비자의 자발적인 공유를 유도하며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비된다.
업계에서는 협업 자체가 마케팅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광고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이미지 제작 비용을 낮출 수는 있지만, 실제 구매를 이끌어내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사람 지식재산권(IP)이 가진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AI 활용 확대와 셀럽 협업이 병행되는 흐름에 대해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사람'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AI 모델은 데이터 기반으로 세분화된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어 효율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면서도 "소비자의 선택을 이끄는 데는 여전히 신뢰와 경험이 중요한데, 유명인이 단순 모델을 넘어 제품 기획에 직접 참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때 이러한 설득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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