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5구역만 격전'…3·4구역 단독 입찰 가능성

기사등록 2026/03/17 04:30:00 최종수정 2026/03/17 05:08:27

압구정 5구역서 DL이앤씨vs현대건설 경쟁

3·4구역에선 2구역에 이어 단독입찰 예상

코로나 이후 출혈 경쟁 지양…"전략적 접근"

[서울=뉴시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사진=서울시 제공). 2023. 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 일대 재건축 사업에서 5구역만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달리 3구역과 4구역에선 앞선 2구역처럼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건설사들이 선별적 수주에 나서며 출혈 경쟁을 지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5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 경쟁이 표면화된 곳으로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고 있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한양1·2차'를 통합 재건축해 지하 5층~지상 68층, 8개동, 공동주택 139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강변 입지와 우수한 학군을 갖춰 올해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1조4960억원이다.

DL이앤씨는 수주를 위해 글로벌 건축 그룹 '아르카디스(ARCADIS)', 구조 설계 분야의 강자 '에이럽(ARUP)'과 세계적 수준의 랜드마크 조성을 공언했다.

여기에 10개 금융기관과 협력해 자산 관리, 세무, 상속·증여를 아우르는 '하이엔드 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며 조합원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세계적 건축설계사무소 RSHP(Rogers Stirk Harbour+Partners) 관계자들과 5구역 현장을 방문하는 등 독보적인 설계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 지원 면에서도 17개 금융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재건축 단계별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압구정5구역의 입찰 마감은 4월 10일이며,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월 30일로 예정돼 있다.

3구역과 4구역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3구역은 현대건설, 4구역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각각 입찰 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지만 경쟁에 나설 다른 건설사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3구역은 4월 10일, 4구역은 3월 30일 입찰 마감으로 시간이 남아있지만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법상 시공사 입찰에 2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하면 유찰되며,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이 단독 응찰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압구정2구역 역시 지난해 현대건설 단독 입찰로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압구정 외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을 거쳐 지난해 11월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고, 성수1지구도 최근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무혈입성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확실한 곳에 전력을 쏟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면서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이 별로 없다면 출혈이 있더라도 경쟁 입찰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먹거리가 많은 편이라 굳이 소모전을 벌이기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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