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들 "친환경 선박 대신 기존선박 설비 개량"

기사등록 2026/03/16 15:34:23

해진공, 10개 선사 대상 실태조사

10곳 중 8곳 친환경 선박 전환 '관망'

[부산=뉴시스] 한국해양진흥공사 CI (그래픽=해진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국적선사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친환경 선박 신규 건조 대신 기존 선박 설비 개량 등을 통해 친환경 전환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최근 HMM,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등 10개 정기·부정기 선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대응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결과 국적선사 10곳 중 8곳은 친환경 선박 전환에 대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환경 선박을 건조할 때 선가가 15~20%포인트 상승하는 데다 연료 공급 인프라 부족,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Mid-Term Measure) 지연 등에 따른 규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 채택 여부가 논의됐으나, 미국의 강한 반대 속에 표결이 1년 미뤄졌다. 해당 규제안에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규제 도입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선사들은 비용 부담이 큰 친환경 선박 신조 발주보다 기존 선단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대응책에 집중하고 있다. 규제가 확정되기 전 단계에서는 현재와 같이 운항 효율 개선과 설비 개량이 현실적인 대응 수단이라는 판단이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육상 전원공급 설비(AMP) 활용 ▲바이오연료 사용 ▲풍력 보조 추진 장치(WAPS)와 같은 에너지절감 장치(ESD) 등이 제시됐다.

특히 선사들은 돛이나 로터(통형 기둥을 세워 압력 차를 이용해 바람의 힘으로 배를 움직이게 돕는 보조 추진 장치)를 이용해 바람의 힘으로 연료 소모를 줄이는 풍력 보조 추진 장치를 유망한 설비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HMM과 팬오션이 해당 장치를 도입했고, 다른 선사들도 설치를 준비 중이다.

선사들은 친환경 전환 과정의 핵심 변수로 신용과 재무 상태에 따른 금융 부담을 언급했다.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성이 좋은 금융 조건 개선과 함께 자체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 선사를 위한 전문 컨설팅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진공은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선사들을 위한 지원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의 글로벌 저탄소 정책 대응 및 친환경 설비 개량 이차보전 사업 외에도, 선사가 필요로 하는 설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선사, 기자재 업체, 선급 등으로 구성된 사전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IMO 중기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해운업계가 미래를 준비할 중요한 시기"라며 "선사들의 준비가 실제 친환경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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