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체 팹' 구축 본격화…파운드리 경쟁 '변수' 떠올라

기사등록 2026/03/16 11:11:12 최종수정 2026/03/16 12:02:23

머스크 CEO "일주일 내 테라팹 착수"

테슬라, 기존 파운드리 의존도 줄일 듯

중장기적 대형 고객 잃을 우려 제기

기술 장벽 높아…"큰 위협 없다" 분석도

[파리=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6월16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 기술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5.07.28.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테슬라가 초대형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곧 본격 착수하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 물량을 삼성전자와 TSMC에 맡기고 있는데, 자체 라인을 구축하면 중장기적으로 파운드리 기업들에게는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라팹 프로젝트를 일주일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팹 프로젝트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 계획으로, 테슬라의 반도체 설계와 생산, 첨단 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월 10만 개 이상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능력을 갖춘 기가 팹(공장)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는 차량용 자율주행 및 로봇 구동에 쓰이는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지만, 생산은 삼성전자와 TSMC 등 외부 파운드리 기업들에게 맡기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생산이 병목을 겪으면서, 해외 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원활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자체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자체 생산능력을 확보하면 향후 파운드리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를 대거 탑재하기 시작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요 고객으로 떠올랐는데,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면 삼성전자와 TSMC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형 고객을 잃을 수 있다.

테슬라의 테라팹이 미국 내에 건설될 예정인 만큼, 되레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 수조원의 적자를 내던 와중에 지난해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4조원) 규모의 대형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해, 테슬라의 생산 자립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이번 움직임이 다른 빅테크들의 반도체 내재화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빅테크들이 자체 칩 설계 뿐 아니라 생산 역량까지 확대할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테슬라의 테라팹 프로젝트가 단기간 내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테슬라가 테라팹에서 운영할 전망인 초미세 공정인 2나노급 첨단 생산라인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제조 노하우와 막대한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

3~4년 정도의 기간으로는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2나노 양산 공정을 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이외에는 없다.

테슬라가 자체 팹을 구축해도 최첨단 공정 라인까지는 위협이 되지 않으며 기존 파운드리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TSMC가 업으로 삼는 엔지니어링과 과학, 예술적 숙련도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테라팹 건설시 삼성전자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팹은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테슬라가 기존 파운드리와 협력하고 자체 칩을 만드는 투트랙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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