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선 21척 발 묶여"…중동 전쟁에 식량 안보도 '비상'

기사등록 2026/03/16 10:37:44

호르무즈 봉쇄에 비료 98만 톤 갇혀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중동사태의 여파로 요소와 유황 등의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화학 비료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인천 강화군의 한 농자재 상점에서 상인이 화학비료를 정리하고 있다. 2026.03.1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요소와 유황 등 총 98만t 규모의 비료 원료를 실은 선박 21척이 페르시아만에서 대기 중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보도했다.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요소와 유황 등 핵심 비료 원료를 실은 선박 2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 채 페르시아만 내에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적재된 물량은 총 98만 톤 규모로, 이는 일본의 주요 화학비료 원료 연간 수입량 전체와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세부적으로는 ▲요소 9척(46.3만 톤) ▲유황 8척(30.3만 톤) ▲인산 2척(10.5만 톤) 등이 포함됐다.

대기 중인 선박의 약 50%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향하던 화물로 파악된다.

중동 걸프 지역은 천연가스와 석유 정제 부산물을 활용한 비료 생산의 핵심 기지다.

전 세계 유황 무역량의 50% 이상, 요소 무역량의 3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요소(39.5%), 유황(54.2%), 암모니아(71.3%)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비료 원료는 대형 벌크선으로 운반되기 때문에 육로 수송으로 대체하기 어렵고 우회 항로 확보도 쉽지 않다.

케플러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비료 원료 공급이 연간 30~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공급망 혼란을 경고했다.

시점도 문제다. 3~4월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주요 농업 국가들의 파종이 시작되는 시기로, 질소 비료 등의 집중적인 시비(비료 주기)가 필요하다.

닛케이에 따르면 질소 비료 지수는 이미 2022년 하반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세계은행의 비료 국제 가격 지수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급 중단이 길어질 경우 비료 가격 폭등은 물론, 작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전 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애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비료 원료 대부분을 중동 외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어 즉각적인 물량 부족 사태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요소와 인산암모늄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국제 시세 급등과 운송비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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