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학교 현장에 도입된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AI)이 오히려 학생들의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포춘(Fortune)에 따르면 교육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학생들의 수학과 독해 성적이 하락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지목했다. 종이 교과서 대신 노트북과 태블릿을 보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의 사고력이 퇴화하는 ‘브레인 롯(Brain Rot·두뇌 퇴화)’ 현상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I 사용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보편화된 상태다.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57%가 정보 검색에 AI를 쓰며 54%는 숙제를 할 때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불과 3년여 만에 청소년 절반 이상이 학습에 AI를 끌어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는 대신 AI에 답을 묻는 ‘인지적 오프로딩(인지 외주화)’ 습관이 비판적 사고력은 물론 읽기, 쓰기 등 기초 학습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교육 컨설턴트 메리 번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I를 이용하면 정보를 너무 쉽게 얻을 수 있어 학습 과정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경과학자 자레드 호르바스 박사의 진단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지난 1월 미 의회 증언에서 "Z세대는 현대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인지 능력이 낮은 첫 번째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교실 내 무제한적인 디지털 기기 노출이 학생들의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호르바스 박사는 100년 전 개발된 ‘티칭 머신’ 사례를 들어 "기계로 배운 아이들은 기계를 벗어나면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학습 단계에 있는 학생들이 전문가용 도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실력을 기르는 대신 기계에 의존하는 법만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AI를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양날의 검'으로 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어 학습 지원이나 교사의 수업 계획 수립 등 긍정적인 면도 있는 만큼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명확한 사용 가이드라인과 교육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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