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량 호르무즈 물량 20일치 불과
물리적 방출 한계 등 공급에 시간 걸려
이란 호르무즈 봉쇄 쉽게 물러서지 않을 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유가 선물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상승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 30개국 이상이 비상 비축유를 사상 최대 규모로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비축유 방출 결정이 석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재개가 요원한 일임을 부각해 시장을 흔들었다.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3척이 공격을 받으면서 우려가 더욱 커졌다.
호루무즈 해협은 전쟁 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분의 1에 달하는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통과하는 곳이다. 4억 배럴이라는 전략 비축유 방출량은 호르무즈 해협 20일치 물량에 불과하다.
2주 전 시작한 전쟁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축유가 시장에 실제로 풀리기까지 과정이 매우 복잡해 실제로 공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도 유가가 진정되지 않는 이유다.
비축유는 전 세계에 산재한 대규모 시설에 보관돼 있다.
저장고에서 원유를 끌어내는 속도에 물리적 한계가 있으며 구매자 물색, 계약 체결, 전 세계 공급 이동에 따른 기본적 물류 문제 해결 같은 일상적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비축유 방출량은 하루 440만 배럴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원자재 데이터 기업 스파르타의 준 고 석유 시장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도 에너지 시장이 정상으로 회복하기까지 여러 달이 걸릴 전망이다.
정유 공장은 복잡하고 정밀하게 순서가 맞물린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어 쉽게 가동을 중단하고 재가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가동을 멈추면 정상 가동으로 돌아오는 데 최소 2개월은 걸린다.
석유 시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석유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비축유 방출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피시먼 미 외교관계위원회(CFR) 선임연구원은 석유 시장이 전쟁이 단기에 끝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 분쟁에서처럼 쉽게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관세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해도 이란이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란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미국을 걸프 지역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으며 2주에 걸쳐 공격을 받은 마당에 물러서야할 유인이 거의 없다.
피시먼 연구원은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 당사자는 이란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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