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관세 폭탄 피했다" 환영
자본 유출에 산업 공동화·환율 변동성 우려
[서울=뉴시스]남주현 이지용 기자 =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을 뒷받침할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산업계는 관세 폭탄 등 최악의 불확실성을 피했다며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향후 10년간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의 미국 유출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을 합의 처리했다.
법안 통과로 관세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미 투자 사업은 입법 지연으로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세 부담도 낮췄다. 당초 협상을 통해 15%로 낮췄던 관세가 법안 비준 실패 시 25%까지 재인상될 위험이 있었지만 이번 입법으로 실질적인 방어막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반응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즉각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선업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약 1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추진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또한 금융 및 세제 지원이 포함된 이번 법안의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공장 건설 속도가 빨라지거나 추가 투자가 검토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산업계의 환영 분위기와 달리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법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미국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와 국내 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외환 시장 불안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이번 법안에 따라 우리나라는 향후 10년간 총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이중 2000억 달러는 정부 투자로, 매년 200억 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에서 이탈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금이 미국으로 나가며 국내 투자 위축 우려가 있지만,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200억 달러에 기업들의 추가 투자까지 더해지면 국내 자본의 해외 이탈 압력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정교한 외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관세 불확실성을 끄는 것보다 받아들이고 이미 합의된 사안인 만큼 세부 협상에서 실리를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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