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당분간 금리 동결 가능성"
미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월 상승률과 같은 수준으로 시장의 전망치와 일치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는 중동 전쟁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은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일 "3~5월은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10 달러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2%p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국제유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물가 상승 폭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가장 큰 변수는 단연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발발로 3월 들어 유가가 급등하며 헤드라인 상승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시나리오대로 4~5주 이내 전쟁이 종식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헤드라인 반등 효과도 제한될 것이다.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파급과 실물지표 악화가 동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 물가 오름세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상품 물가 기저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데다, 지정학적 우려로 국제유가(WTI) 변동성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3월 평균 WTI 선물가격을 배럴당 80달러로 가정하면 지난해 3월(68.2달러) 대비 17.2% 높아졌다. 유가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분기 중 물가 3% 재진입 가능성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다음 달 발표되는 3월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금융시장 내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상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면서 "인플레이션 경계 심리가 높아진 만큼 미 연준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며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장악과 미국의 보험 등을 언급하고 있어 단기적 공급 불안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의 물가 영향이 과거 대비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이란 전쟁이 케빈 워시 체제 하의 금리 인하 기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고, 금융시장 역시 단기 충격 후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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