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D-1, 경기남부 산업계 '고요 속 긴장감'

기사등록 2026/03/09 14:49:45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교섭할 권리 보장' 노조법 2·3조 개정안 입법 환영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24. bluesoda@newsis.com
[용인·수원=뉴시스] 이준구 박상욱 기자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일명 '노란봉투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9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사업장과 협력사가 밀집한 경기남부지역 산업계는 고요함 속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원청 사용자와의 교섭 투쟁을 예고하고, 기업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평택(삼성전자), 화성(기아), 용인(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등 대규모 생산 라인을 보유한 대기업들과 중견기업들은 수많은 협력사와 얽혀 있는 구조다.

하청 노조와의 직접 교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개정법에 따라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결정한다면 직접 교섭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내 한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협력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조율해 왔던 부분들이 이제는 본사 차원의 직접적인 법적 리스크로 돌아오게 됐다"며 "어디까지가 '실질적 지배'인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현장에서는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파업 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는 점도 기업들 입장에선 불편한 대목이다. 손해배상 책임을 개별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사측의 유일한 대응 수단이 무력화됐다는 것이다.

도내 한 중견기업 대표는 "제조업 특성상 영세한 협력사 한 곳만 멈춰도 전체 공정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의 유일한 대응 수단이 없어진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원청과 협력업체 구조가 복잡한 산업일수록 노조 교섭 요구가 확대될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기업 노무 담당자들의 고심도 깊은 분위기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어떤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계약 등 업무 전반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동계는 벌써부터 교섭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5일 "이제는 '진짜 사장'과 교섭할 시간"이라며 "3월10일은 선언이 아니라 원청교섭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투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주요 상공회의소에는 아직까지 노란봉투법과 관련된 문의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노사 관계'에 있어서 기업들의 자문 등 관련 문의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노조에 부과된 47억원의 손해배상 가압류를 돕고자 시민단체가 노란색 봉투에 성금을 모아 전달한 것이 법안의 이름이 됐다. 제19대 국회 첫 발의에 이어 20대, 21대 국회를 거치며 법안 내용은 여러 차례 수정됐고, 지난해 8월 통과돼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일 전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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