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0%대에서 하락했지만…70%대 유지 중
리터당 16원 내 운송비 일부 환급…2027년까지
호르무즈 봉쇄시 유가 우려…'2000원대' 가능성도
"비축유 208일분 모아놔…장기전 대비 수급 만전"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원유 수입 구조가 여전히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연간 1700억원 규모의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동 의존도는 여전히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 취약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원유 수입액 기준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각각 85%, 81% 수준으로 80%대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73%, 2019년 70% 등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최근까지도 70% 안팎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에는 72%, 2024년에는 71%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약 6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는 원유 수입 구조의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올 경우 운송비 초과분을 환급해주는 제도다.
미국·아프리카·중남미 등으로부터 원유 도입을 확대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 제도는 석유수입부과금 한도인 리터당 16원 범위 내에서 중동 대비 운송비 초과분을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가 지원하는 환급 규모는 연간 약 1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도입 이전인 2014년과 직후인 2015년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각각 약 78%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의존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최근까지도 70% 안팎 수준을 유지하며 구조적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는 당초 2024년 12월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정책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내년 12월까지 3년 연장된 상황이다.
중동 정세는 202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에 이어 최근 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등 지속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중동 지역은 세계 주요 산유국이 밀집한 지역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할 경우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와 가스가 수송되는 핵심 통로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운송이 제한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전날 오후 기준 서울 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3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81원 오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휘발유 가격이 다시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상반기가 가장 최근이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약 10년 만에 '휘발유 2000원 시대'가 열렸었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상위 국가도 대부분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상위 5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미국·UAE·이라크·쿠웨이트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모두 중동 산유국이다.
정부는 비축유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당장 공급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비축유를 208일분 정도 모아놓은 상태라 수개월 동안은 큰 문제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는 만큼 원유 수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