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25회 '오세훈 맞춤형' 여론조사"…吳측 "불가능"(종합2보)

기사등록 2026/03/04 17:19:04 최종수정 2026/03/04 19:30:24

강혜경 "비공표 18회, 공표 7회 조사" 법정증언

吳측 "강혜경 증언, 들은 이야기…상식에 반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3.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혜경씨가 명씨의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으며 비용은 사업가 김한정씨가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총 25회에 걸쳐 오 시장에 유리한 맞춤형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 시장 측은 강씨의 진술이 모두 전해들은 내용에 불과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전문증거(傳聞證據)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씨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정치 브로커 명씨가 실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의 부소장이었던 강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강씨에 따르면, 명씨는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처음에는 나경원 당시 후보를 대상으로 영업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당시 후보였던 오 시장에게 접근했다.

명씨가 2020년 12월 말~2021년 1월 초 오 시장을 만난 이후 본격적으로 오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강씨는 "명태균이 오세훈을 만나고 와서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하기를 '시장이 될래? 대통령이 될래?'하니 오세훈이 '시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며 "(명태균이) '시장밖에 안 되는 그릇이다. 시장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해서 오세훈을 위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미한연이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 18회, 공표용 여론조사 7회 등 총 25회 조사가 사실상 오 시장을 위한 '맞춤형'이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비공표 여론조사에서 표본 수 800명에서 2000명으로 부풀리거나 나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성별·지역별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고 한다. 이는 전략 자료(받글 등) 및 지지자 결집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 변호인은 "그런 받글 활용이 되기 위해서는 창원 같는 지역규모에서 가능할지 모르지만 유권자가 수백만에 이르는 서울같은 대도시 시장선거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강씨는 또 명씨로부터 "오세훈 이름으로 돈이 들어올 수 없으니 제3자 이름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실제로 김씨로부터 3300만원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았다고도 진술했다.

강씨는 "명태균 씨가 '오세훈 시장은 본인 이름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입금할 수 없는 처지라 제3자의 이름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미리 말했었다"며 "이후 실제로 입금된 3300만원의 입금자명이 김한정인 것을 확인하고 이것이 대납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강씨의 진술이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 전문증거에 불과하며, 오 시장이 직접 의뢰하는 것을 보거나 계약서를 쓴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 시장의 지시가 없었으며 명씨가 오 시장에게 이른바 ‘생색’을 내거나 이권을 챙기려고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맞받았다.

오 시장 측은 "결국 명태균과 미한연은 앞으로 수주를 늘린다든지 정치적 영향력 높이기 위해 미리 여론조사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김한정 등처럼 정치에 뜻이 있거나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라고 해서 돈 지원받은 거 아닐까"라며 반문했다.

또 당시 캠프 실무자인 강 전 부시장이 명씨를 사기꾼 취급하며 불신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납까지 했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변호인은 강씨를 상대로 "명태균이 당시 1월25일 무렵 강철원, 오세훈으로부터 항의받았다는 사실 들은 바 있냐고 했는데 뭐라고 했냐면 '사기꾼 취급당해 불쾌하다'고 진술했다"며 "사기꾼 취급하는 사람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겠는가. 의뢰하는 게 상식에 반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명태균 씨와 함께 근무했던 미래한국연구소의 부소장 강혜경 씨가 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1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2026.03.04. myjs@newsis.com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하고,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명씨는 오 시장 부탁으로 같은 해 1월 22일~2월 28일까지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 또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이날 총 25회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증언했으나, 특검이 오 시장과의 공모관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하고 기소한 범위는 총 10회이다.

오 시장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재판 기일과 선거 기간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이 사건이 2024년 9월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제가 수차례 수사기관에 빠른 수사,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못하고 특검을 통해서 정확히 선거 기간과 재판 기간이 일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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