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도전 창모 "기운 받으려고 유럽까지 다녀왔죠"

기사등록 2026/03/04 14:45:42

5월 9~10일 세종문화회관서 '창모: 더 엠퍼러' 공연

5살 때 피아노 입문해 피아니스트 꿈꿨지만 래퍼로

창모,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 연주할 계획

신곡 초연도…"베토멘 묘지에서 영감 얻어"

[서울=뉴시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2026 세종 콘서트시리즈Ⅰ '창모: 더 엠퍼러'(CHANGMO: THE EMPEROR)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래퍼 창모, 이광일 음악감독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5살 때부터 나는 피아노를 쳤어. 영재였지. 베토벤부터 모짜르트 바흐 쇼팽. 선배였지." (창모의 '마에스트로' 중)

한국 힙합계를 대표하는 래퍼 창모(31)가 오케스트라와 만나 힙합과 클래식을 접목하는 도전에 나선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열린 2026 세종 콘서트시리즈Ⅰ '창모: 더 엠퍼러'(CHANGMO: THE EMPEROR)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클래식 작곡가의) 기운을 받기 위해 인생 처음으로 유럽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창모의 어릴 적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그의 대표곡 '마에스트로'에서 밝혔듯이 5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꿈을 키워갔다. 버클리 음대 피아노 전공으로 두 차례 합격했지만 학비 등의 이유로 진학을 포기했고 피아니스트의 꿈은 멀어졌다. 하지만 오래 간직했던 꿈을 이번 공연으로 이룰 수 있게 됐다.

창모는 2005년 한국을 찾은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의 공연을 보고 "피아노를 치면서 '나중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초·중학교 때 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래퍼로 음악 경력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레 그 꿈은 멀어지는 듯했다. 창모는 "세종문화회관이 제 커리어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며 "이제는 (음악) 지향점이 너무 달라 욕심조차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창모는 이날 공연의 기회를 제공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에게 '샤라웃'(Shout out·힙합계에서의 존경·감사 표현)을 보내며 현장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 사장은 공연 기획에 대해 "대중이 선호하는 예술가를 더 멋지고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이 세종문화회관의 역할"이라며 "새로운 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 시도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래퍼 창모.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은 총 4장으로, 한 장이 각각 클래식 작품의 한 악장처럼 구성됐다. 1장 '더 드림(THE DREAM)'에서 창모는 피아니스트로 변신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의 1악장 일부를 연주한다.

창모는 "피아노에서 손 떼고 비트를 만든 지 이제 한 20년이 지나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서도 "공연 제목과 같은 베토벤 선배님의 곡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큰 기회를 준 만큼 절대 누가 되지 않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2장 '더 보이스(THE VOICE)'에서는 창모의 대표곡을 라이브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재해석한다. 3장 '더 엠퍼러(THE EMPEROR)'에서는 앞 두 장의 흐름을 결합하고, 마지막 장 '피날레(FINALE)'에서는 그가 추구하는 음악 세계로 이뤄졌다.

공연에는 '마에스트로'를 비롯해 '아름다워', '메테오', '돈이 하게 했어' 등이 연주될 계획이다.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을 맡은 이광일 음악감독은 "원곡에 오케스트라 덧입히는 경우도 있고, 원곡을 분해해서 오케스트라로만 대체하는 구간 등이 있다"며 "(창모와) 함께 의논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에 대해서는 "힙합과 클래식이 만나는 것을 넘어 클래식 전통 공간인 세종문화회관에서 힙합 아티스트의 서사를 하나의 구조로 재해석하는 시도"라고 했다.

이날 힙합 가요 특성상 수위가 높은 가사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창모는 "제 선에서 묵음 처리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행사 경력이 8년인데, 이전 실험을 통해 관중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곡들은 과감하게 제외하고 있다 했다.

한편 이번 공연의 마지막 장에서는 그의 신곡이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연주된다. 이번 신곡도 유럽 여행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연 섭외를 받고 지난 1월 베토벤의 묘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을 다녀왔고, 당시의 기억과 감정이 곡의 씨앗이 됐다.

창모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신곡을 초연한다. 음악 콘셉트도 이 공연장에서 어울린만한 음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2026 세종 콘서트시리즈Ⅰ '창모: 더 엠퍼러'(CHANGMO: THE EMPEROR)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래퍼 창모, 이광일 음악감독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모는 경기 '덕소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자신의 여러 곡에서 덕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매 공연 덕소리에 거주하는 관객에게 티켓 10%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같은 혜택이 적용됐다. 창모는 "주민등록증에 경기도 남양주시 와포읍이 적힌 분들에게 할인을 (공연 관계자에게) 요청했다"며 "덕소에 사는 분들이 이참에 서울을 만끽하고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연은 오는 5월 9~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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