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환율 변수까지…유통업계, 중동사태 직수입 상품 줄인상 가능성

기사등록 2026/03/03 11:51:27 최종수정 2026/03/03 13:20:24

대형마트 원재료 조달 점검 강화

'환율 1500원' 가정 장기 전략 수입

면세점 외국인 관광객 변동성 확대

백화점도 수입 식품 가격 인상 촉각

[라스알카이마(아랍에미리트)=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해상. 2026.03.03.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대(對) 이란 군사 충돌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유통업계도 채널별 영향과 대응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역시 물류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등 거시 변수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대형마트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입 과일과 와인, 치즈, 소고기 등 해외 조달 비중이 적지 않은 품목을 취급하는 만큼 환율 흐름이 원가 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환율은 해외소싱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품목들에 영향을 미치며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준다"며 "당장 중동 리스크가 영업 환경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고환율 기조로 인해 '환율 1500원'을 가정해 일별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장기 대응 전략을 세우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39.7원)보다 22.6원 오른 1462.3원에 출발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시세가 보이고 있다. 2026.03.03. myjs@newsis.com

환율 상승에 더해 중동 리스크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물류비 부담까지 겹칠 수 있어 하반기 수입 식품 가격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비식품의 경우 사전 계약과 선적 물량 확보 등을 통해 3~8개월가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가격 변동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기존 비축 물량을 활용해 당장의 판매가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되,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계약 물량부터 점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일부 직수입 상품의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과 해상 운송을 병행하고 있어 일정 변동에 따른 소폭의 배송 지연은 있을 수 있지만, 운임은 장기 계약에 따른 고정 요율이 적용돼 당장의 운임 상승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수입업체(벤더사)를 통해 들여오는 수입 식품의 경우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따라 신규 수입 상품 확대는 다소 보수적으로 운영할 전망"이라며 "다만 인기 제품의 품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고 확보에는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션 부문은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영향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 봄·여름(SS) 시즌 상품의 70~80%는 이미 입고가 완료된 상태로, 잔여 20~30% 물량에 대해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경찰서 건물이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돼 있다. 2026.03.03.

또 최근 백화점 외국인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해외 관광객 수요 변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매출은 중국·일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편으로, 중동 지역 고객 비중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면세업계는 상황을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지만, 지정학적 불안이 항공 여객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달러 환율 추이와 항공 여객 흐름 등을 전사적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공급망 다변화 등 물류 안정화 노력을 통해 상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고환율 상황에서도 고객들이 면세 쇼핑의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모션을 적기에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낮은 상황에서 갑자기 급등했다면 프로모션이나 가격 전략을 급하게 조정하겠지만, 이미 고환율 기조가 이어져 온 상황이라 즉각적인 대응책을 새로 마련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국제 정세 불안이 확산될 경우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해외 여행 수요가 위축되는 부분을 더 우려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고객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구조는 아니어서 직접적인 매출 충격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에 맞춰 내국인 대상 마케팅 등 수요 보완 전략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롯데면세점(대표이사 김동하)이 춘절 기간 외국인 자유여행객(FIT)을 위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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