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국경 초소 15곳 등 공격…파키스탄 "정면 대응"
지상·공중 동시 타격…"테러 세력 아프간에 은신" 주장
2600㎞ 분쟁 국경선 '듀런드 라인' 갈등 재점화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26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대규모 공세를 개시하자 파키스탄군이 보복에 나서며 양국이 휴전 약 4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무력 충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후 8시를 기해 하이베르파흐툰과주 등 파키스탄 접경지 여러 지점에서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파키스탄군의 반복적인 영토 침범과 도발에 대응해 군사 기지 및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단행했다"며 "불과 2시간 만에 파키스탄군 국경 초소 15곳을 점령하고 수십 명을 사살했으며 다수의 포로를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이 지난 22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와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 격인 IS 호라산(ISIS-K)의 근거지와 은신처 등 아프간 국경 일대 7개 지점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다. 당시 공격으로 탈레반은 민간인 18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간의 공격에 파키스탄도 곧바로 군사 대응에 나섰다. 국경의 탈레반 초소와 본부, 탄약고 등을 대상으로 화기와 포병, 공격용 드론을 동원해 공중·지상 공격을 감행했다.
아프가니스탄 국방부는 국경 충돌로 파키스탄 군인 55명이 사망했고 일부는 생포된 채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또 아프간 군인 8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고 했다. 파키스탄군 초소 19곳과 기지 2곳을 파괴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파키스탄 총리 대변인은 자국 군인을 생포했다는 아프간 측 주장을 부인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간 수도 카불과 동부 팍티아주 등을 타격해 탈레반 당국자 133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이번 충돌을 사실상 전쟁으로 보고 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아프간이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을 모아 테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인내심은 바닥났고 이제 우리와 당신들(아프간) 사이에 공개적인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약 2600㎞에 달하는 분쟁 국경선인 '듀런드 라인'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파키스탄은 자국 내 자살폭탄 테러 등을 배후 조종하는 TTP가 아프간에 은신처를 두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탈레반 정권은 이를 부인하며 파키스탄의 공습을 주권 침해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번 대규모 보복전으로 양국 긴장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 사회는 우려를 제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법상 요구되는 대로 민간인을 보호하고 외교를 통해 이견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라고 양측에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