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필하모닉과 특별 협업 프로그램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현대미술가 양혜규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OCA)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LA 필하모닉)과 함께 협업 프로그램 ‘엇갈린 랑데부(Star-Crossed Rendezvous)’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그랜드 애비뉴 문화 지구를 대표하는 두 기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1977년 작품 ‘오보에, 하프와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행사는 3월 10일 하루 동안 두 개의 일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MOCA 그랜드 애비뉴에서 양혜규의 대규모 블라인드 설치작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2024)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2024년 10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린 서베이전 ‘Haegue Yang: Leap Year’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는 윤이상의 ‘이중 협주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일반적인 협주곡이 하나의 독주 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오보에와 하프가 선율을 주고받는 구조를 갖는다. 양혜규는 이에 대응해 두 개의 조명이 기하학적 구조물 사이를 오가도록 구성했다. 각기 다른 색과 형태의 베네치안 블라인드가 여러 층위를 이루며 상승하는 사선 구조를 형성한다.
전시 관람 이후 관객은 미술관 맞은편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로 이동해 윤이상의 ‘이중 협주곡’을 실제 공연으로 감상하게 된다. 공연은 오후 8시 시작되며, 한국계 캐나다인 지휘자 이얼의 지휘 아래 진행된다. LA 필하모닉 수석 오보이스트 라이언 로버츠와 수석 하피스트 엠마누엘 세이송이 협연한다.
한편 MOCA에서 열리는 양혜규의 개인전 ‘양혜규: 엇갈린 랑데부’는 약 10여 년의 시간차를 두고 제작된 대형 설치작 두 점을 함께 선보인다. 2015년 작품 ‘솔 르윗 뒤집기 – 1078배로 확장·복제하여 다시 돌려 놓은 K123456’과 2024년 신작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가 나란히 전시된다.
두 작품은 모두 베네치안 블라인드를 재료로 사용하지만, 서로 다른 구조와 맥락을 통해 비대칭성과 이중화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낸다. MOCA 전시와 LA 필하모닉 공연을 연계한 이번 프로젝트는 시각예술과 음악을 횡단하며 하나의 음악 작품을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다층적으로 재해석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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