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 간부, 이례적 "엉망진창" 비판…대미 투자는 계속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단 이후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다음 달로 다가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첫 방미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대미 투자를 이어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과 각국 반응을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관세를 둘러싼 미국 내 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다음 달 19일 워싱턴DC에서 예정된 다카이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의 대미 투자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경제안보 강화 등으로 일본 측에도 이점이 있다.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하며 대미 투자 진전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공고한 미·일 동맹을 부각하는 데 무게를 두려는 판단도 깔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집권 자민당도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추면서도 관세 변수에 대한 조기 점검을 주문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의 관세 정책 동향을 주시하면서, 가령 통상법 제122조에 근거해 15%가 됐을 경우 우리나라 경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냉정하고 신속하게 분석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150일간의 기간 이후 움직임도 시야에 넣으면서 미·일 정부 간의 중층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미 투자를 포함해 미·일 양국에 윈윈이 되는 관계를 계속 구축해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이 나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전날 TV 프로그램에서 "위법의 형태로 낸 관세는 돌려 달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한 뒤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솔직히 말하면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한다. 동맹국으로서 미국에서 멀어지는 흐름이 더 진행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 대가로 약속한 일본의 5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 재검토와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도개혁연합의 시나 다케시 간사장은 "미국 기업도 미국 정부에 완전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이 국익을 도모하기 위해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이 대미 투자 등에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도 전날 요미우리에 대미 투자에 대해 "재협상도 시야에 두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150일보다 더 장기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 법률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은 사업 환경을 전망할 수 없어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위법 판단이 내려진 상호관세의 징수분 환급에 대해서는 "미국 측 행정 절차가 마비돼 있어 환급될지 불명확하다"고 했다.
한 대형 제조업체 간부는 "상황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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