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지털 규제협상 압박수위 높일까…과기부, K-ICT 수출 버추얼 상황실 재가동

기사등록 2026/02/21 17:44:08 최종수정 2026/02/21 17:52:24

과기정통부, 통상환경 변동 가능성 대비…유관기관들과 긴급 현안 점검

플랫폼 업계도 우려…美 기업 차별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 제기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법원 관세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2.21.

[서울=뉴시스] 심지혜 윤정민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전 세계에 10% 신규 관세 부과와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를 선언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정부도 관련 영향 점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후속 관세 조치가 글로벌 ICT 통상 환경에 미칠 영향을 긴급 점검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ICT 수출품에는 자동차·철강과 같은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대체 관세와 301조 조사 등 후속 조치에 따라 통상 환경이 변동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작년 8월 구축해 연말까지 운영해 온 'K-ICT 수출 버추얼 상황실'을 즉시 재가동해 대미 ICT 수출 동향과 현지 통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기업 애로 사항을 수시로 파악해 관계부처와 공유할 계획이다.

'K-ICT 수출 버추얼 상황실'은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ICT 유관기관과 해외 거점, 협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온라인을 통해 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발생 이슈에 협력 대응하는 체계다. ICT 제품·서비스 수출뿐 아니라 디지털 비관세 장벽, AI 서비스 규제 등 글로벌 통상 환경에서 제기되는 관세·비관세 이슈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플랫폼 관련 업계는 일단 이번 판결이 곧바로 한미 디지털 규제 협상 구도를 바꾸는 사안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상호관세가 위법 판단을 받았더라도 한미 공동 성명(조인트 팩트시트) 전체가 무효화된 것이 아닌 만큼 디지털 규제 협상에 직접적인 변화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협상 여건이 개선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미국은 지도 반출 제한, 망 이용 관련 제도,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논의 등을 문제 삼으며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10% 대체 관세를 발동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협상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특히 USTR이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1조 조사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번 위법 판결이 디지털 규제 협상에서 미국 측의 압박 속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오히려 협상 여건이 불리해지는 역효과가 된 셈이다.

이날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지난해 4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적용된 10% 기본관세와 국가별 차등세율을 더한 상호관세는 법적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나 통상법 301조 등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는 판결 대상이 아니어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10%의 한시적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해당 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0시1분부터 발효된다. 동시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착수를 지시하며 기존 관세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관세 부과 방식만 전환했을 뿐 통상 압박 전략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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