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러브콜'은 시작일 뿐… K반도체 인재 '몸값' 뛴다

기사등록 2026/02/19 11:34:09

머스크, SNS 통해 韓 반도체 인력 구인

마이크론, HBM 엔지니어 채용 연봉 2배 제안도

삼성·SK 역대급 인센티브 제시

[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한국인 인재 채용 홍보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 일론 머스크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핵심 인력을 향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영입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인재 유지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부 공정 전문가에 국한됐던 이직 수요가 AI칩 설계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전 분야로 확산해 인재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인력 몸값도 치솟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슬라코리아의 AI 칩 설계, 제조(팹),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공개 모집했다.

채용 공고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한국 인력을 특정해 영입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차세대 자율주행 칩 개발과 초대형 생산 시설 '테라팹' 구축을 위해 국내 실무 인재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중 지역 팹에서 근무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마이크론은 HBM 핵심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기존 연봉의 2배 이상과 3억 원 안팎의 사이닝 보너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마이크론은 국내 주요 대학에서는 '당일 채용'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와 애플 역시 AI 칩과 HBM 최적화를 위해 실리콘밸리 본사 근무와 수억 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을 제안해 영입전에 가세한 바 있다.

숙련된 엔지니어 한 명을 데려오기 위해 연간 총보상 규모가 5억 원을 상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인력에 공들이는 이유는 설계부터 실제 공정 안착까지 전 과정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전문가의 숙련도가 대체 불가능한 기술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최근 인재 확보전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엔지니어와 연구 인력을 가리지 않고 학사·석사·박사 등 학위 단계와 무관하게 전 단계에서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변 박사급의 경우 외국계 기업이 4억~5억 원의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현지 체류비와 세금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성=뉴시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2025 반도체기업 채용박람회' 모습 (사진=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제공) 2025.10.30.photo@newsis.com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역대급 보상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의 실적 회복에 따라 최근 연봉의 47%에 달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2024년 1인 평균 급여가 1억3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차·부장의 경우 61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손에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핵심 인력에게는 수억 원대 규모의 장기성과인센티브(LTI)를 별도로 지급해 이탈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달 초 HBM 시장 선점 성과를 바탕으로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기록적인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달 생산성격려금(PI)을 별도로 지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들이 받는 총임금(연봉 포함)은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 평균인 3억 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무는 "국내 기업들이 연봉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보상과 동기부여 체계를 갖춰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과감한 보상과 빠른 투자가 맞물려야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주도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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