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수입, 거꾸로 가는 한국…주요 국가들은 느는데 하락폭 OECD 2위

기사등록 2026/02/14 09:00:00 최종수정 2026/02/14 09:14:24

OECD, '2025 세수통계' 보고서 발표

韓 국민부담률 2023년 26.9%→2024년 25.3%

국민부담률 선진국 중 최하위권…하락폭은 2위

OECD는 33.7%→34.1%…재정 여력 확보 추세

"AI가 양극화 유발…재분배 강화해야" 지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 세수 통계'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수입 비중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세 정책과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0% 중반대까지 떨어져 다른 선진국들과 10%p 넘는 격차를 냈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 세수 통계'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민부담율은 2023년 26.9%에서 2024년 25.3%로 1.6%p 떨어졌다. 하락폭은 콜롬비아(2.3%p)에 이어 2번째로 컸다.

같은 기간 OECD의 평균 국민부담률은 33.7%에서 34.1%로 높아졌다.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격히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인공지능(AI) 대응, 국방비 증액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수를 늘려온 결과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국민부담률(25.3%)은 OECD 38개국 중 멕시코(18.3%), 콜롬비아(19.9%), 칠레(20.5%), 아일랜드(21.7%), 튀르키예(24.0%), 코스타리카(24.8%)에 이어 7번째로 낮았다.

또 캐나다(34.9%), 호주(29.9%), 독일(38.0%), 프랑스(43.5%), 이탈리아(42.8%), 일본(33.7%) 등 대부분 선진국의 조세부담률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다. 미국(25.6%) 정도만 우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국민부담률은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000년대 초 20%를 넘어선 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2년에는 29.7%까지 높아졌지만 2023년과 2024년 하락 전환하면서 OECD의 대체적인 재정정책 기조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 정부의 법인세 인하, 상속세·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감세정책과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급격히 감소한 결과였다. 국세수입은 2022년 395조9000억원에서 2023년 344조1000억원, 2024년 336조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정부의 지나치게 낙관적인 세수 예측으로 2023년엔 56조4000억원, 2024년엔 30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났다. 이에 따라 예산상 지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해 5월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5.05.22. hwang@newsis.com
우리나라의 세원 구조를 보면 사회보장기여금(29.2%), 소득세(19.8%), 부가가치세(15.3%), 법인세(14.4%), 재산세(11.5%) 순으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OECD 평균을 보면 부가가치세(20.5%)와 소득세(23.7%)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높고, 사회보장기여금(25.5%), 법인세(11.9%), 재산세(5.1%) 비중은 낮았다.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025년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기업 실적 개선과 임금 상승,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해 세수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025년 국세수입 실적은 373조9000억원으로 전년(336조5000억원)보다 37조4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22조1000억원↑), 소득세(13조원↑) 등 세수가 크게 늘었다.

또 올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새 정부의 법인세·증권거래세 회복 조치,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인해 세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AI 전환과 첨단산업 육성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여력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기술이 보편화되면 고용 감소와 양극화 등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만큼 재정의 역할과 책임성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재분배가 굉장히 약한 나라였는데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더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선진국 중 우리나라만큼 조세부담률이 낮은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발전으로 양극화는 더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전반적으로 기업 중심 정책이 진행되고 있어 불평등은 더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정부가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시민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2026.02.11.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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