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적 동지들을 위한 공공 일자리 만들기"
"특정 단체 활동 이력만으로 과장, 팀장 꿰차"
"세금 빨대 복원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고(故) 박원순 시장의 재임 기간에 시민 단체의 횡포가 심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14일 저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에서 "2021년, 10년 만에 돌아온 서울시의 풍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민 사회와의 동반'이라는 명분 뒤에서 시민 혈세는 특정 단체들의 전유물로 전락해 있었다"며 "전임 시장 10년간 특정 세력은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해 서울시 예산과 조직, 나아가 정책 결정 과정까지 깊숙이 잠식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 거대한 카르텔의 작동 원리는 '다단계 위탁 구조'로 요약된다"며 "사회적 경제, 마을 공동체, 도시 재생 등 명목으로 정책 분야를 신설하고 막대한 예산을 배정한다. 그리고 이 사업을 총괄할 중간 지원 조직을 설립해 특정 시민단체에 운영을 위탁한다. 수탁 기관들은 세부 사업을 쪼개 또 다른 시민단체들에 재위탁이나 보조금 형태로 뿌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 본청에서 시작된 이 다단계 구조는 25개 자치구, 나아가 동 단위까지 모세 혈관처럼 뻗어나갔다"며 "오로지 자신들의 '사상적 동지'들을 위한 공공 일자리 만들기, 즉 자기 식구 챙기기가 최우선 목표가 됐다. 평범한 시민은 존재조차 모르는 각종 사업 명목으로 조 단위 혈세가 그들만의 생태계로 흘러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또 "시민의 삶의 질과는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놀이터에서 아주 오랫동안 불공정과 특혜, 그리고 방만한 예산 나눠주기가 반복됐다"며 "서울시는 지난 10년 동안 특정 세력을 위한 거대한 ATM(현금지급기)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인사에도 시민 단체가 개입했다고 오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시장과 가까운 단체 출신 인사들을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대거 채용해 주요 보직에 앉혔다. 심지어 국장, 실장급 고위직까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웠다"며 "처음에는 보조금 정도로 시작했던 시민단체 지원이 10년간 서울시 예산, 조직, 고위직 간부 자리까지 거위 털을 하나씩 뽑듯 그 영역을 넓혀가며 커지더니 급기야 서울시 전체를 서서히 잠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이는 묵묵히 일하는 직업 공무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박탈감을 안겨줬다. 누군가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량진 고시촌에서 수년을 인내하지만 누군가는 특정 단체 활동 이력만으로 과장, 팀장 자리를 꿰찼다"며 "공직 기강은 무너졌고 조직의 활력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궐 선거 취임 후 1년여간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고통스러운 수술 과정이었다"며 "기득권을 뺏긴 세력들의 저항은 집요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세금 빨대 복원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공공이 사유화되고 시민 혈세가 특정 세력의 쌈짓돈으로 쓰이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며 "공직은 오직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서울시 주인은 시민 단체가 아니라 천만 서울시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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