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축산물 등 성수품 부담 여전…체감물가 '고공행진'
범정부 특별관리 착수…농식품부 주도 유통구조 점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설 명절을 전후로 과일과 축산물 등 성수품 가격 부담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담합과 유통구조 문제까지 겨냥한 범정부 물가 관리에 나섰다. 설 물가를 기점으로 출범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TF'가 누적된 장바구니 부담을 실제로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계란 소비자 가격은 한판(30개) 기준 7000원 수준까지 올라 장바구니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특란 30구 가격은 6928원이다. 한우 등심 소매가격도 100g당 1만2000원대 후반 수준으로 형성돼 소비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 역시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사과(후지·상급) 10개 가격은 2만8582원으로 전년 대비 3.8%, 평년 대비 3.2% 높다. 배(신고)는 10개에 3만5089원으로 전·평년보다는 낮지만 전달 대비 8%대 오르는 등 설 성수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성수품 가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11일 관계부처 합동 '민생물가 특별관리 추진방향'을 통해 범정부 물가 대응에 착수했다.
특히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구성하고 올해 상반기 집중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TF 출범은 물가 상승률 자체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설 성수품을 중심으로 체감물가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실제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로 물가안정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소비자물가는 16.8% 상승했고 농축수산물 21.4%, 가공식품 24.8%, 외식은 25.3% 올라 먹거리 중심으로 가격 부담이 크게 누적됐다.
특히 농산물과 축산물은 기상 여건과 생산비 상승, 유통비용 증가 등이 겹치며 명절을 전후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률은 안정세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체감물가 상승의 배경에 담합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복잡한 유통단계 등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보고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TF는 구 부총리가 의장을 맡고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는 범정부 협의체로 운영된다.
점검은 ▲불공정거래 ▲정책지원 부정수급 ▲유통구조 등 3개 분야로 추진된다. 공정위 부위원장이 주도하는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담합과 경쟁 제한 행위를 단속하고, 재정경제부 1차관이 이끄는 정책지원 점검팀은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 등 물가 안정 정책의 부정수급 여부를 점검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담당하는 유통구조 점검팀은 농산물 등 주요 품목의 유통단계 실태를 조사하고 가격 정보 공개 확대 등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TF 제시→점검팀 검토→TF 발표' 체계로 운영하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단속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일부 사업자들의 담합이나 제도 악용으로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사례가 있다"며 "상반기 중 TF를 집중 가동해 시장 질서를 회복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생산비와 인건비 상승 등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 만큼, 담합 단속과 유통구조 점검이 단기간 내 체감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설 물가를 계기로 출범한 범정부 물가 관리 체계가 실제 장바구니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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