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이수경·최병소 등 18인 20점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수원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기관의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수원시립미술관은 2026년 첫 소장품 주제 기획전 ‘블랑 블랙 파노라마’를 12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행궁 본관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산금, 김두진, 석철주, 이배, 이수경, 이순종, 이여운, 최병소, 최수환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사진, 공예, 영상 등 20여 점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전시명 ‘블랑(blanc)’과 ‘블랙(black)’은 어원적으로 빛·불·연소와 맞닿은 공통의 의미를 지니며, 이를 통해 두 색을 분리된 개념이 아닌 연결된 요소로 바라보도록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완결된 이미지보다 재료와 행위의 축적 과정에 주목한다. 이배의 ‘불로부터’(2001)는 숯을 활용해 연소와 소멸의 흔적을 화면에 남기며 물질성과 시간성을 드러낸다.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_2019 TVW5’(2019)는 파편화된 도자 조각을 결합해 균열과 봉합의 구조를 제시한다. 최병소의 ‘무제-0160924’(2016)는 인쇄 매체 위에 긋고 덧그리는 행위를 반복해 정보의 의미를 소거하고 손의 흔적을 남긴다.
최수환의 ‘빔-바다’(2010)는 플렉시글라스와 LED를 활용해 빛의 밀도를 조절하며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풍경이 응집되거나 분해되는 경험을 만든다.
전시를 기획한 조은 학예사는 “빠른 관람보다 체류를 전제로 한 감상 방식을 제안한다”며 “오래 바라볼수록 표면의 깊이와 구조가 또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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