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관 ‘역사의 길’서 22첩 '대동여지도’ 공개
약 6.7m, 가로 약 3.8m에 달하는 영인본
산줄기·물줄기·10리 도로망까지 한눈에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산자(古山子) 김정호(1804?~1866?)가 1861년 완성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거대한 전도 형태로 관람객을 맞는다. 산줄기와 물줄기를 맥처럼 연결해 한반도를 한눈에 담아낸 조선 후기 지도 제작의 결정판이 박물관 벽면 위에 세로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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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12일 상설전시실 1층 역사의 길에서 상설전 ‘대동여지도' 영인본 제막식을 열고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지도는 세로 약 6.7m, 가로 약 3.8m에 달하는 대형 전국지도다. 기존 상설전에서 일부 구간만 소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2첩 전도를 모두 이어 하나의 거대한 화면으로 구현했다.
이정근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고지도는 당대의 지리 정보만을 기록한 기록물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세계관을 가졌는지 등 그들의 사상과 가치관까지 담고 있는 자료"라며 "특히 '대동여지도'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은 물론 조선 후기 발달한 지도 제작 전통의 결정판이자, 부강한 국가를 꿈꾸었던 김정호의 열정이 녹아 있는 우리 역사·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역사의 길'이 구석기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 공간이라는 점에서 전시 의미가 크다"며 "의미 있는 공간에서 '대동여지도'를 박물관의 핵심 공간에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호는 '청구도(靑邱圖)', '동여도(東輿圖)' 같은 필사본 전국지도와 지리지 '대동지지(大東地志)'를 편찬한 뒤, 축적된 성과를 집대성해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다. 특히 목판 인쇄 방식을 택해 휴대와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지도 제작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동여지도'는 한반도를 남북 22개 층으로 구분하고 각 층을 접이식 첩(분첩절첩식)으로 제작한 목판 인쇄 지도다. 모두 펼치면 세로 6.7m, 가로 3.8m 규모에 달한다. 박물관은 소장본(신수19997)의 고화질 데이터를 전통 한지에 출력해 웅장한 규모와 세밀한 필치를 살린 복제본을 제작했다.
기존 상설 전시에서는 일부 구간만 소개됐으나, 이번에는 22권을 모두 이어 거대한 화면으로 구현했다. 전시 장소는 '역사의 길' 한쪽 벽면이다. 다만 공간 구조상 원본 크기의 약 96.5%로 축소해 재현됐다.
지도는 백두산에서 시작해 산맥을 연속적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를 치밀하게 묘사했다. 도로는 직선으로 표시하고 10리마다 점을 찍어 실제 거리를 가늠하도록 했다.
유새롬 학예연구사는 "백두산에서 시작해 정맥처럼 이어지는 산맥과 그 사이 물줄기를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다"며 "도로는 직선으로 나타내고 10리마다 점을 찍어 거리를 계산하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동여지도에는 관아, 읍성, 군사시설 등 다양한 요소를 기호로 표시해 이해를 돕고, 보다 많은 지명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행정구역, 군사시설, 읍성, 봉수 등은 기호로 표기했으며, 첫머리에는 오늘날 범례에 해당하는 '지도표'를 수록해 방대한 지리 정보를 체계화했다.
한양과 그 주변을 가장 세밀하게 그린 '도성도(都城圖)'와 한성부 전체와 도성 밖 성저십리까지 포함해 서울 지형·도시 구조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에는 수도를 강조해 별도로 그려졌다.
유홍준 관장은 "대동여지도는 개인의 업적을 넘어 우리 고지도 전통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며 "관람객들은 먼저 규모에 놀라고, 이어 자신의 고향과 연고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독도 표기 여부를 들어 '대동여지도'의 가치를 폄하하는 주장에 대해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살던 시절에 그린 지도이고 당시 우리가 살고 있던 땅의 가치와 형태에 관한 지도라서 2500개여개나 되는 무인도는 표기하지 않았다"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인본에는 울릉도 옆에 원본에 없는 독도가 표기돼 있다.
전시장에는 목판 인쇄에 사용된 판목과 경기·강원 일부 구간 원본도 함께 소개된다.
어린이박물관과 연계한 QR 안내 콘텐츠도 마련돼 세부 지명과 기호 체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