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사순 메시지

기사등록 2026/02/12 11:51:14

경청과 동반 강조

[서울=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6.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026년 사순 시기를 맞아 경청과 동반의 영성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12일 발표한 메시지에서  "사순은 단순히 새로운 의무를 더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우리 자신과 공동체의 삶을 돌아보며 복음의 빛 안에서 삶의 방향을 새롭게 식별하는 은총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적·지역적 사회 환경과 세대·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 속에서 많은 이들이 저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며 피로와 외로움, 불안과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정 대주교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를 인용하며, "(이는)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삶의 방식"이라며 "그리스도의 율법은 다른 이의 짐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짊어지는 사랑 안에서 완수된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특히 오늘날 교회 공동체가 지녀야 할 태도로 '경청'과 '동반'을 제시했다.

정 대주교는 "판단보다 경청으로, 무관심보다 동반으로 다가가 서로 다른 처지와 생각 안에서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교회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조용하지만 분명한 증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대주교는 삶의 무게 앞에서 흔들리는 청소년과 청년들, 신앙의 가장자리에서 망설이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2027년 열리는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언급하며, 한국 교회가 함께하고 있는 '묵주기도 10억 단 바치기 운동' 동참도 당부했다. .

정 대주교는 기도와 단식, 사랑의 실천, 미사성제와 말씀 묵상을 통한 사순을 제안하며 "사순은 혼자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남의 짐을 함께 지고 걸어갈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율법을 완수하며, 십자가를 넘어 부활의 희망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톨릭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2026년 4월 5일)을 앞둔 40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회개, 기도와 희생으로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를 보낸다. 올해 사순 시기는 2월 18일 재의 수요일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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