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伊·폴, 트럼프 첫 평화위원회 불참

기사등록 2026/02/12 14:06:11 최종수정 2026/02/12 14:46:24

지난달 출범…2월19일 美서 첫 회의

유엔 대체 우려…유럽 주요국, 관망세

[다보스=AP/뉴시스] 러시아와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달 19일 미국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의 평회위원회 첫 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평화위원회 출범 서명을 마친 뒤 헌장을 들고 있다. 2026.02.12.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와 폴란드, 이탈리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첫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RTVI 인터뷰에서 "오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 크렘린궁에서는 아무도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 의제는 여전히 러시아 외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국가두마(하원)의 대정부 질의에서 "우리는 현재 평화위원회에 대한 입장을 마련 중"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서방과 동방의 많은 국가들이 얼마나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폴란드와 이탈리아도 첫 회의 참여를 거부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정부 회의에서 "위원회 구성 방식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의구심을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관계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평화위원회에 참여할 여건이 조성된다면 어떤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스크 총리는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과 함께 국가안보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미국의 참여 요청을 둘러싼 국내 정치적 논쟁과 외교·안보적 파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이 스카이 TG24 인터뷰를 통해 "이탈리아에는 넘을 수 없는 헌법적 장벽이 있다"며 "이 때문에 평화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재건 노력에는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행 규약이 미국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국가 간 동등한 조건에서 국제기구에 참여하도록 한 헌법 조항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달 '구성 방식' 변경을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별도 회담에서 가자지구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당시 19개국이 서명했고 이후 일부 국가가 합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설립 취지와 달리 모든 국제 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고, 자신이 미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종신 의장을 맡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국제 사회 일각에서는 유엔을 대체하는 국제기구를 의도한 것이 아니냐고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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