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 반도체 비중 38% 미중 비중 38.1% 편중
미국 관세 인상·미중 무역 갈등…韓 수출 불안요소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우리나라 수출이 월 평균 사상 첫 800억 달러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지만, 특정 품목과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개선해야 수출 호조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38% 수준을 보였고 수출 1~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 수출 비중도 전체 수출 대비 각각 19.1%, 18.9%에 달해 편중된 수출 구조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점으로 꼽힌다.
5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 및 2026년 1~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734억 달러로 전년대비 22.2%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 대비로는 24.43% 비중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6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고 전기기기,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 유망품목으로 분류되는 품목들의 수출도 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인공지능(AI) 서버향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높아졌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 비중이 더욱 늘어나는 모습이다.
1월엔 205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658억 달러) 대비 31.1% 비중을 보였고 2월엔 252억 달러로 37.4%의 비중을 차지했다. 3월에는 328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수출액 대비 38% 수준의 비중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우리나라 수출에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수출이 호황에 접어들면 전체 수출액이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면 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금 미중 수출 비중이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120억2000만 달러, 중국 135억1000만 달러 등 양국에서 기록한 1월 미중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 대비 38.9%를 차지했다.
2월에는 미국 128억5000만 달러, 중국 127억5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전체 수출액 대비 미중 수출액 비중은 37.95%를 보였고 3월에는 미국과 중국을 합쳐 328억5000만 달러로 38.14%의 전체 수출액 대비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글로벌 패권 경쟁과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블록 경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수출 시장 다변화에 더욱 공을 들였고 이는 일정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세안은 1224억9000만 달러, 유럽연합(EU) 701억4000만 달러, 중남미 310억1000만 달러, 인도 192억4000만 달러, 중동204억4000만 달러, 독립국가연합(CIS) 136억8000만 달러 등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는 다시 높아졌고 전체 수출 대비 40%에 달하다보니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위협 요소로 꼽힌다.
올해의 경우 미국이 한미 관세협상을 무시하고 한국에 무역법 232조를 적용 받는 품목별 관세율을 조정하거나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압박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통상 리스크는 그 어느때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여파도 적지 않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상대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마찰을 빚은 뒤 추가 관세 부과와 일부 무역 보복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진단이다.
오는 5월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무역전쟁 휴전' 조치를 1년간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상대국을 겨냥한 무역전쟁을 재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비할 필요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만약 미중 무역갈등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중국의 미국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이 중국향 중간재 수출 둔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나라 대중 수출 감소 및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특정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출국가, 품목,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다각화해 외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안정적인 수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수출대상국 확대에서 나아가 리스크 분산을 위한 국가별 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생산 네트워크 연계형 수출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보호무역조치, 정치리스크,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전략적 수출시장을 선별하고 우리제품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존 시장 확대 및 신규 수요 발굴 중 유리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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