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대 금호월드 전자상가 손님 발길 '뚝'
"수요·공급 안정화 필요…대책 마련 시급" 호소
지난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호남 최대의 복합상가 금호월드.
금호월드 3~4층에 자리한 전자상가는 컴퓨터·노트북의 화려한 LED 불빛만 뽐내고 있을 뿐, 신학기 대목에도 적막감만 흘렀다. 몇몇 컴퓨터 수리를 위해 찾은 손님을 제외하곤 컴퓨터와 노트북 '가격'을 묻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열돼 있는 노트북을 바라보는 손님들도 가격표를 보곤 곧장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수십개의 매장은 견적을 뽑는 키보드 소리와 손님과 상담하는 목소리 대신 한숨만이 울려 퍼졌다.
이 같은 이유는 최근 AI(인공지능)에 컴퓨터 등의 주요 메모리인 D램 수요가 쏠리면서다. 덩달아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D램 부품 값도 두 달 새 4~5배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두 달 전인 12월 기준 삼성전자 16GB 메모리 가격은 4만원대였다. 현재는 19만~2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32GB 메모리 역시 13~15만원에 형성돼 있었지만 현재는 70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노트북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 북6 프로' 최고 사양 출고가는 300만원 중반대로 전작 대비 40% 이상 뛰었다. LG전자의 '그램 프로'도 AI 연산 기능 강화를 이유로 300만원 선을 넘겼다. 델(Dell), HP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평균판매단가(ASP)를 전년 대비 15~20%가량 인상했다.
진열된 노트북을 둘러보던 정모(20·여)씨는 "대학 입학 전 부모님께서 노트북을 사주신다고 해서 가격을 알아보려 왔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새 제품보다는 중고로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 컴퓨터와 노트북을 구매하는 사람보다는 중고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품 가격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부품을 수급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시매니저 김종훈 대표는 "현재 램이 들어가는 CPU와 메모리, SSD 등 모든 컴퓨터 부품 값이 급증하고 있다. 손님들도 새 상품 구매가 부담스러워 중고 제품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현재 중고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수요·공급과 가격 안정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런 사태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램 생산 관련 업체들의 가격 안정화가 시급하다. 제품 수급뿐만 아니라 치솟는 가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윈컴 장경훈 대표도 "컴퓨터 관련 부품을 도매로 받을 때는 월 단위 계약을 했지만, 지금은 큰 업체들이 연 단위로 계약하며 관련 자재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물론 내후년까지 독점 계약된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부품을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 어렵게 구매해 놓아도 팔리지가 않아 부품 값을 치르기도 힘들다. 작년 새 학기에 비해 손님이 90% 이상 줄었다.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PC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올라 분기별 가격 상승률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며 "앞으로 가격 상향 조정이 추가로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h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