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오겠다고 했잖아요. 제가!" 호시노 겐, 음악은 어떻게 약속이 되는가

기사등록 2026/02/08 08:42:39

[리뷰] 6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서 열린 호시노 겐 두 번째 내한공연 현장

[서울=뉴시스] 호시노 겐. (사진 = 아뮤즈 제공) 2026.02.08.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자주 오겠다고 했잖아요. 제가!"

6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본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작가인 호시노 겐(Gen Hoshino·星野 源)이 5개월 만에 연 내한공연 '호시노 겐 라이브 인 코리아 '약속'(Gen Hoshino Live in Korea '약속')' 자리에서 이렇게 한국말로 인사하자, 약 9000명의 관객의 환호에 공연장은 크게 들썩였다.

호시노 겐은 이후 "다다이마(ただいま)"를 외쳤다. 관객들은 "오카에리(おかえり)"라고 응답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잘 다녀왔습니다"와 '어서 와요'다.

이토록 다정하고도 치열한 '쌍방향'의 환대가 어디 있는가.

지난해 9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회 공연을 매진시킨 이후 호시노 겐이 한 "또 오겠다"는 약속이 이날 성사됐다. 단순히 이날 공연은 일본 팝스타의 내한공연을 넘어,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로 묶인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거대한 '공명(共鳴)'의 장이었다.

호시노 겐이 무대 밑에서 등장하며 부른 첫 곡 '바케모노(化物·Bakemono)'부터 현장의 열기는 임계점을 넘었다. 첫 내한보다 두 배 이상 커진 규모였지만, 호시노 겐은 긴장하기는커녕 한껏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호시노 겐. (사진 = 아뮤즈 제공) 2026.02.08.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코이(Koi)' 같은 대표곡을 부르지 않았지만 투어의 일환이 아닌 한국만을 위해 성사된 이번 공연은 그래서 세트리스트에 더 다양한 곡들이 포함됐다. '미스 유 (ミスユー·Miss You)', '콘티뉴스(Continues)', '토키요(時よ·Tokiyo)', ‘노부부(老夫婦)', '멜로디(Melody)' 등 국내 팬들이 기다렸던 무대를 연이어 선보였다.

중반부 센터 스테이지에서 펼쳐진 어쿠스틱 세션도 큰 호응을 얻었다. '노부부' 이후 호시노 겐이 기타를 튜닝하는 동안 객석 이곳저곳에서 애정을 담은 말들이 쉼 없이 쏟아지자 그는 "마음대로 말해봐"라고 너스레를 떨며 판을 깔아주기도 했다.

앙코르 무대 전 상영된 영상엔 일본 가수 니세 아키라가 호시노 겐의 공연을 축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국에서 닭한마리를 맛있게 먹었다는 그는 호시노 겐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보잉 선글라스,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이 트레이드 마크인 니세 아키라는 사실 호시노 겐의 부캐릭터다. 천연덕스러운 니세 아키라의 모습에 공연을 즐기는 결이 더 늘어났다.  

앙코르 무대 역시 이번 공연의 화룡점정이었다. '팝 바이러스(Pop Virus)'의 전주가 흐르고, 지난 공연에 이어 다시 한번 래퍼 이영지가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했다. "시작은 불꽃도 아닌 너와의 약속이었어. 시작은 영지와의 약속이었어" 등 호시노 겐은 이영지와 한국 팬들을 위해 해당 곡의 가사를 일부 수정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2(feat. Lee Youngji)'에서는 세대와 국적을 초월한 두 아티스트의 하모니가 폭발했다.

이영지는 앞으로도 자주 와달라는 뜻으로 호시노 겐에게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20개를 선물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호시노 겐. (사진 = 아뮤즈 제공) 2026.02.08.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으로 앙코르 두 곡 '헬로 송(Hello Song)'과 '프렌드 십(Friend Ship)'을 남기고, 객석에선 "앵콜! 앵콜!" "겐짱! 겐짱!" 등의 환호가 뒤섞였다. 호시노 겐은 "두 말이 섞여서 '겐콜'로 들린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나는 건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이 전부가 모이는 경우는 두 번 다시 없죠. 그러니까 오늘이 소중하고 지금을 마음껏 즐겨야 하죠"라고 말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이라는 찰나에 대한 지극한 예의다. 호시노 겐의 음악과 그의 됨됨이에 관객들은 속수무책으로 설득당했다.

'호시노 겐을 언제부터 좋아했나요?' 공연 막바지에 영상에 나온 이 문장은 항상 유효하다. 그를 볼 때마다 알게 될 때마다 좋아함의 농도는 갱신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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