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달 말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에이전트 N 첫 주자
지난해 커머스 매출 3.6조…700만 홀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비결은 초개인화…AI가 추천하자 거래액 54% 껑충
N 배송 거래액 77% 늘어…3년 내 N배송 커버리지 50%까지 확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1. 직장인 A씨는 신혼집 인테리어로 고민에 빠졌다. 많은 가구·소품을 검색하고 비교하는 게 번거로워서다.
A씨가 네이버에서 원목 식탁을 구매했다. 결제를 마치자마자 쇼핑 앱 AI가 말을 걸어왔다.
"구매하신 식탁 색상과 딱 어울리는 조명들입니다."
단순 광고가 아니다. AI가 A씨의 쇼핑 취향을 분석해 제안한 결과다.
할인받는 것도 간편하다. AI가 제안한 "멤버십 가입시 5000원 추가 할인" 안내에 동의 버튼만 누르면 즉시 할인이 적용된다. 따로 페이지를 이동해 가입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다.
#2. B씨는 급하게 선물을 찾았다. "강남역 근처에서 바로 살 수 있는 5만원대 꽃다발 있어?"
그의 질문에 AI가 위치 정보를 토대로 인근 꽃집의 재고를 확인했다. "반경 500m 내 ○○꽃집에 재고가 2개 있습니다." AI의 대답 덕분에 B씨는 꽃 선물을 쉽게 살 수 있었다.
네이버의 '쇼핑 AI 에이전트'가 이달 말 출시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쇼핑 AI 에이전트는 이미 비공개 베타 수준으로 완성을 마친 상태"라며 "사내 테스트를 거쳐 2월 말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정 장애 끝"…선택지 좁혀주고 구매 돕는 'AI 비서'
쇼핑 AI 에이전트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운영 중인 'AI 쇼핑 가이드'에서 발전한 버전이다. 단순히 사용자 취향에 맞는 물건을 추천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사용자의 과거 구매 이력과 취향을 분석해 구매 결정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대화형 챗봇' 형태의 인터페이스(UI) 도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와 대화하며 선택지를 좁혀주고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돕는 방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쇼핑이 소비자가 직접 골라야 하는 '셀프 서비스'였다면, 쇼핑 AI 에이전트는 백화점의 유능한 직원이 옆에서 챙겨주는 '풀 서비스'처럼 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쇼핑 AI 에이전트의 방향성은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초개인화'와 검색을 넘어 실질적인 구매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핑 AI 에이전트는 네이버의 통합 AI 비서 전략인 '에이전트 N'의 첫 단추다. 네이버는 쇼핑을 시작으로 식당 예약·여행·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향후 이를 하나로 묶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뜨거운 '쇼핑 AI' 전쟁…구글·오픈AI도 참전
네이버가 AI 에이전트의 첫 무대로 '쇼핑'을 낙점했다. AI 쇼핑 시장은 이미 글로벌 격전지다. AI의 상품 추천과 대리 구매 능력이 실제 매출로 가장 빠르게 연결되는 분야가 커머스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와 손잡고 쇼핑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챗GPT로 유명한 오픈AI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네이버가 내세운 차별점은 검색·쇼핑·결제·물류·예약을 하나로 연결한 생태계다. 또 실구매자만 작성 가능한 리뷰 등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해 AI의 오류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커머스 매출 3.6조 돌파…네이버, AI 입고 역대 최대 실적
네이버가 쇼핑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확실한 성장성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350억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3조688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성장을 이끌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이 앱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709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1290만건을 돌파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률이 4.9%에 머문 상황에서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약 10% 늘었다.
비결은 '초개인화'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AI 추천을 통해 발생한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54.6% 급증했다. AI가 추천해 주면 소비자들이 고민 없이 지갑을 열었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AI에이전트와 함께 N배송을 커머스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선다. 최수연 대표는 "배송 커버리지를 3년 내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파트너십, 인프라, 운영 전반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네이버 쇼핑에서의 배송이 더 이상 ‘제약’이 아닌 ‘선택의 이유’가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N배송 거래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며 상품 주문 건수는 65% 증가해 크게 약진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도착보장’을 ‘N배송(네이버배송)’으로 리브랜딩하며 오늘배송·내일배송·일요배송 등으로 배송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하면서 이용자의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경험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