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초 年 7000억 수출했지만…非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非반도체 수출 상승 전환…품목 14개 중 12개↑
반도체 집중도 31.1%…"경제성장률 변동성 커져" 우려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출의 체력이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을 살펴보면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1월 수출을 살펴보면 변화가 감지됩니다. 반도체의 호황이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의 수출 실적 역시 상승세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8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약 7097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액이 7000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1년 전인 2024년과 비교해 3.8%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도체 업황이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을 겪은 데 따른 착시였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약 536억3000만 달러로 2024년 541억7000만 달러보다 소폭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은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전체 수출이 658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9% 증가한 것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2배 넘게 증가한 205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도 힘을 내며 반도체 수출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비반도체 수출은 45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390억5000만 달러에 비해 16% 증가했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품목 14개 중 0.4% 감소한 선박과 1.5% 줄어든 석유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 12개의 수출은 모두 증가했습니다.
15대 주력 품목 외에도 전기기기·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유망소비재 품목의 수출도 모두 1월 중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 실적을 마냥 낙관적으로 봐서는 안되겠습니다. 반도체 품목이 유례 없이 호황을 맞은 점은 반길 일이지만 이로 인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체 수출 7097억 달러 중 반도체 수출은 1734억 달러로 약 24.5% 수준이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전체 수출 659억 달러 중 반도체 수출이 205억 달러를 차지하며 31.1%를 차지했습니다.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체 수출이 특정 품목에 의존할수록 해당 산업의 업황 변화가 전체 수출 변동으로 직결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입집중도의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에서 "수출집중도가 높아질 경우 국내 경제는 경제성장률의 변동성이 커진다"며 "일반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고 수출 다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나라일수록 경제의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수출이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향후 특정 산업의 경기 사이클에 전체 수출의 방향성이 좌우된다는 의미입니다.
무역협회 역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높은 집중도는 리스크 분산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뒤에도 일방적으로 관세 합의를 파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는 통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수출 품목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품목·시장·주체 다변화를 통해 대외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 구조를 확립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출 호조의 이면에 숨은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동안 비반도체 수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겠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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