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신호 '빨간불'이면 무조건 정지, 하지만 그 이후는?
운전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전방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다. 현행법상 전방 신호가 적색일 경우, 보행자가 있든 없든 반드시 정지선 앞에 완전히 멈춰 섰다가 출발해야 한다. 문제는 '완전 정지'의 기준이다. 바퀴가 구르는 상태에서 속도만 줄이는 '서행'은 일시정지로 인정되지 않는다. 단 1초라도 차체가 완전히 멈춘 뒤에 주위를 살피고 출발해야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뒷차는 빵빵대고, 보행자는 머뭇거리고"
직진과 우회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차로에서는 뒤차와의 갈등이 여전한 불씨다. 우회전 차량이 일시정지 규정을 지키기 위해 멈춰 서면, 직진하려는 뒤차가 경적을 울리며 위협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운전자 B씨는 "법대로 멈춰 있으면 뒤에서 난리가 난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출발하다가 오히려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뒤차의 경적에 밀려 정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는 오롯이 앞차 운전자의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
◆보행자 '통행하려고 하는 때'의 모호함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 대한 판단이다. 보행자가 횡단보도 근처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거나, 건널지 말지 망설이는 기색만 보여도 운전자는 멈춰야 한다.
◆사고 시 과실 비율 '치명적'… 과태료 6만 원이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과태료 6만 원(승용차 기준)과 벌점 15점의 문제가 아니다. 일시정지 의무를 위반하고 사고를 낼 경우, 과거에 비해 운전자 과실이 압도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이 적용되어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 신호를 위반할 경우 신호위반 사고와 동일하게 취급된다.
◆전문가들 "우회전 신호등 확대가 근본 해결책"
교통 전문가들은 운전자의 판단에만 맡기는 현재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한다. 모든 교차로에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결책이지만, 교통 흐름 저하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 교통학 전문가는 "우회전 일시정지는 이제 '상식'이 되어야 한다"며 "조금 늦더라도 보행자가 보이면 일단 멈추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법적 혼란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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