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탐내는 韓 정밀 지도…학계 "국외 반출 시 10년간 197조원 피해"

기사등록 2026/02/04 05:00:00 최종수정 2026/02/04 06:16:24

국외 반출 시 국내 산업·고용·기술 경쟁력 장기 타격 우려 제기

해외 플랫폼 종속·로열티 유출 가속…"공정 경쟁 여건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국내외 업체 간 공정 경쟁 환경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밀 지도 국외 반출 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에서 "지도 반출 시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공정 경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토연구원 등에서 공간정보와 도시정책을 연구해 온 정 교수는 '동태 연산가능일반균형모형(다이내믹 CGE)'을 통해 지도 반출 시 파급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지도 반출에 따른 누적 총비용은 시나리오별로 최소 150조6800억원에서 최대 197조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으로는 약 15조원에서 2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API 이용료 등) 비용은 연간 최소 6조3000억원에서 최대 14조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정 교수는 "(반출 허용 시) 총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구성 면에서는 관련 국내 산업 위축과 해외 유출되는 로열티 비중이 가장 크다"며 "특히 해외 플랫폼 종속이나 선택 가능한 대안이 사라짐에 따라 나타나는 영향이 비가역적으로 누적되어 피해 증가를 가속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구글 등 특정 플랫폼 종속되지 않도록 시장 규율 필요"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대한공간정보학회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6 산학협력 포럼'을 열었다.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2026.02.03. alpaca@newsis.com

정 교수는 이러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상쇄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지도 반출 허가 전 ▲상호운용성 확보 ▲플랫폼 공정 경쟁 제도화 ▲연구개발(R&D) 강화 및 표준 선점 ▲산업 생태계 개선 ▲위험 관리 거버넌스 구축 등 다섯 가지 영역의 정책 방향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플랫폼에 갇히지 않도록 표준 API를 확보해 이용자의 전환·대체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도와 검색, 광고 등이 묶인 패키지 시장에서 해외 플랫폼의 장기 독점이나 배타적 조건을 억제할 시장 규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체 옵션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 중장기 로드맵 기반의 기술 내재화를 지원해야 하며 특정 업체 쏠림을 막고 국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진입·성장할 수 있는 다원적 공급망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1년 넘은 정밀 지도 국외 반출 협상, 이번에 마침표 찍나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대한공간정보학회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6 산학협력 포럼'을 열었다. (왼쪽부터) 김대종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김주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윤준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본부장, 박광목 이지스 대표, 신동빈 안양대 교수, 박창훈 웨이버스 대표, 위광재 지오스토리 대표, 황정래 올포랜드 상무 등이 종합토론에 참석했다. 2026.02.03. alpaca@newsis.com  

포럼을 연 대한공간정보학회는 정 교수 연구와 이날 업계, 학계 관계자 의견을 종합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국토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현재 구글, 애플이 신청한 축척 1대 5000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건을 심사하기 위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를 두고 있다.

심사 과정의 핵심 분수령은 이번 주가 될 전망이다. 협의체는 구글 측에 보안 대책 등에 관한 보완 서류를 오는 5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구글은 아직 국토지리정보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역시 기존 제출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미 양국 간 통상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양사 서류 보완 결과에 따라 1년 넘게 끌어온 반출 허가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해외 사례를 통한 기술적 검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포럼 종합토론에 참석한 위광재 지오스토리 대표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대만과 이스라엘을 방문해 구글의 지도 데이터 처리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해당 소스가 실제로 어떻게 가공·활용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파트너사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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