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잉 생산 제품 밀물…중남미 국가들 시장·일자리 보호 비상

기사등록 2026/02/02 17:01:01 최종수정 2026/02/02 17:14:24

테무·셰인 등 中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국 제품 홍수 창구

쏟아지는 수입품에 중남미 국가 제조업 일자리도 사라져

관세 인상·‘소액 면세’ 제도 폐지 등 대책 부심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지난달 2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라테 터미널에 중국 BYD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가 가득 주차되어 있다.2026.02.02.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AP/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피해 중국이 중남미 시장에 상품을 쏟아부으면서 시장 및 일자리 보호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수요 부진에 트럼프 관세 장벽까지 맞은 중국 기업들은 제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6억 명이 넘는 라틴 아메리카로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미주대화연구소의 아시아·라틴아메리카 프로그램 책임자 마거릿 마이어스는 “라틴아메리카는 탄탄한 중산층과 비교적 높은 구매력, 그리고 실질적인 수요를 갖추고 있다”며 “중국의 과잉 생산 제품을 처분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산 자동차, 의류, 전자제품, 가구 등의 대량 유입은 자국의 경쟁력 있는 산업을 구축하려는 국가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멕시코, 칠레, 브라질 등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인상하거나 다른 조치를 취했다.

중국산 저가 상품이 남미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현지 기업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테무와 셰인을 필두로 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의 추산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상반기 중미 지역에서 월평균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1400만 명에 달해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온라인 뿐 아니라 티셔츠, 재킷, 바지, 장난감, 시계, 가구 등 중국산 제품은 멕시코시티 도심의 노점상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품 때문에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 노동력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에서 국내 공장들이 문을 닫고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자동차 제조 중심지인 멕시코와 브라질은 저가 중국산 자동차 수입 증가로 인해 압력을 받고 있다.

브라질 전기차 협회에 따르면 세계 6위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2024년 판매된 6만 1615대의 전기차 중 80% 이상이 중국 브랜드였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62만 5187대의 차량을 수입해 중국 자동차 수출의 최대 목적지가 되었고 러시아의 수입량을 넘어섰다.

멕시코는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추산되지만 지난해 생산된 약 400만 대 중 340만 대만 수출됐다.

브라질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약 26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중국은 345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이 중 700만 대 이상이 해외로 수출됐다.

스위스 은행 UBS의 중국 자동차 연구 책임자인 폴 공은 “합리적인 가격의 중국산 자동차는 많은 운전자들에게 매력적이며, 앞으로도 중남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들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멕시코는 오랫동안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자동차 제품, 가전제품, 의류 등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브라질은 50달러 미만의 해외 소포에 대한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거나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을 겨냥한 조치다.

브라질은 전기차 수입 관세도 인상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남미에서 관세 부과 및 규제 강화 등 보호주의 조치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다른 국가들도 브라질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각국은 보호주의 정책과 관련하여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너무 과도하게 보호 조치를 취하면 중국이 보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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