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놀 함유 공업 폐수 무단 배출한 혐의
1심 일부 파기했지만 형량 그대로 유지
재판부 "수질오염 예상했음에도 용인해"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기준치 이상의 수질오염 물질이 함유된 공업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한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오일뱅크 전직 대표이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30일 물환경보전법위반 혐의를 받는 현대오일뱅크와 전·현직 임원들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전 대표이사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안전생산본부장 B씨에게도 1심 형량과 동일한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전 신사업건설본부장 C씨에게도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으며, 실무자 D씨에 대해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HD현대오일뱅크에게도 1심과 동일한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사가 기소한 배출량(약 130만㎥)이 아닌 350만㎥를 유죄 인정 근거로 삼은 1심 판결 부분은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에 따라 파기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법원은 검사가 기소한 범죄 사실의 범위 안에서만 판단할 수 있으며, 검사의 공소제기가 없는 사건에 대해선 법원이 판단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 절차의 원칙이다.
재판부는 기소된 내용만으로도 HD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배출과 현대OCI 배출 부분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현대케미칼 배출 부분을 무죄로 본 1심 판단의 취지와 형량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폐수 사용 목적과 경위, 악취 등에 대한 민원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피고인들의 대응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은 수질 오염 물질이 배출될 것을 대부분 예상했음에도 이를 용인했다"고 했다.
이어 "현대오씨아이 관계자들 역시 문제점을 모두 보고받았음에도 폐수 사용 중단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고의와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와 B씨 등은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폐수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 물질인 페놀 및 페놀류가 함유된 폐수 33만톤 상당을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자회사인 현대오씨아이 공장으로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겐 2017년 6월~2022년 10월까지 폐수 합계 130만 톤 상당을 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않고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가스세정시설의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증발시켜 배출한 혐의도 제기됐다.
C씨는 2016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폐수 합계 113만 톤 상당을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자회사인 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대오일뱅크에서 배출된 폐수는 페놀 최대 2.5㎎/L, 페놀류 최대 38㎎/L가 함유돼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오염 폐수인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 측은 "'폐수'가 아니라 공업용수로 계열사에서 재활용한 것"이라며 "방지시설을 통해 적법한 기준에 따라 최종 폐수로 방류했기 때문에 국민건강과 공공수역을 비롯한 환경에 어떠한 훼손이나 위해도 끼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2심이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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