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들 단속 요원 투숙 호텔 심야에
호루라기 불고 냄비 두드리고 북 치고…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연방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투숙한 호텔에서 심야에 큰 소음을 내는 방식으로 항의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메인주까지 여러 호텔에서 시위대들이 밤늦게까지 호루라기를 불고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북을 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활동가들은 ICE 요원들이 투숙한 호텔에서 소음을 내고 호텔 불매운동을 조직하며 객실을 예약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취소하는 방식으로 ICE 요원들의 투숙을 방해한다.
이 시위는 특히 힐튼과 메리어트 체인 등에 속한 저가 호텔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호텔들은 대체로 개인 소유 호텔 가맹점들로 소유주 상당수가 이민자들이다.
청년활동가 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아루 샤이니-아제이 사무총장(27)은 “ICE를 지지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점을 호텔들이 인식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사람들에게 ICE 요원들이 투숙한 미니애폴리스 일대 호텔에 객실을 예약했다가 막판에 취소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 소유주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있다.
호텔 체인측은 가맹점주들이 ICE 요원 등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며 호텔들이 거부할 경우 체인 가맹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소유주들은 고통스러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ICE 요원들에게 객실을 빌려주면 소란스러운 시위와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그 예약을 거부하면 체인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 호텔들은 상당수가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곳들이다.
아시아계미국인호텔소유주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호텔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계 미국인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다. 이 가맹점주들은 힐튼과 메리어트 같은 체인에 브랜드 사용권, 마케팅, 예약 시스템 등을 이용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한다.
이들 호텔 다수는 또 이민자 출신 노동자들을 고용해 청소 등 필수 유지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취업 허가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ICE 요원 투숙 호텔에 대한 심야 시위는 지난해 여름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미네소타와 뉴욕, 메인주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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