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예고된 연례 발표 앞두고 강제수사
러시아 석유 재벌 자금세탁 연루 의혹
2018년에도 압수수색 당해…형사처벌은 없어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독일 검찰이 28일(현지 시간) 임직원들의 자금세탁 연루 의혹과 관련해 도이체방크를 압수수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본사, 베를린 지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이체방크가 과거 자금세탁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기업들과 거래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루 임직원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압수수색은 도이체방크의 연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 당초 시장은 도이체방크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소식 이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주가는 한때 전장 대비 약 4% 떨어지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FT에 이번 수사가 2013~2018년 사이에 이뤄진 거래들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고,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제재 대상이다.
검찰은 도이체방크가 아브라모비치 관련 기업에 대한 의심거래보고(SAR) 제출을 뒤늦게 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은행들은 의심 거래가 발생하면 즉시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 도이체방크는 과거 벌금을 낸 적이 있고, 2024년 말까지 독일 금융감독청의 특별 감독을 받았다.
FT는 이번 압수수색이 2018년 도이치방크 수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 약 170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해외 조직 의심 거래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도이체방크 본사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다만 사건은 형사상으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종결됐고, 대신 검찰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의 통제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도이체방크에 1500만 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FT는"2018년 사건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크리스티안 제빙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대규모 구조 개편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