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실적 기대 속, 2차전지·로봇·바이오 등 중소형주로 매기 확산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증시 유동성이 빠르게 확산되며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업종과 종목들로 매기가 옮겨가는 순환매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오천피' 돌파로 뜨거워진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0조원대로 치솟았고 신용융자 잔고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증시 전반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온기를 불어넣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나란히 발표되면서 그동안 상승을 주도해온 반도체 대장주의 열기가 다른 종목군으로 옮겨 붙을지 주목된다. 이들 기업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을 예고한 만큼,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이 순환매 확산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실적 호조, 순환매 확대 되나
29일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잠정 실적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93조원, 영업이익은 20조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7%, 208.2%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한국 기업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조금 앞서 오전 9시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하루 앞서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회사는 AI 반도체 수요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46.8%, 101.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6만원, 150만원으로 제시했고, KB증권도 각각 24만원,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반도체 중심 주도주 랠리를 다시 견인하는 한편, 유동성 장세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과 업종으로도 빠르게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차전지·로봇·바이오…순환매의 중심에 선 성장주들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랠리를 유지하면서도, 2차전지·로봇·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로 매기가 확산되며 순환매 장세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2차전지 업종은 이번 순환매 장세의 대표 수혜주로 부각됐다.
전날 일론 머스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발언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로봇업체와 협력할 것이란 기대가 맞물리면서, 에코프로(21.8%), 에코프로비엠(7.3%), 삼성SDI(2.32%)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최근 1개월 수익률만 20%에 육박하는 등 시장의 주도 섹터로 부상했다.
로봇 업종 역시 기관 수급이 몰리며 레인보우로보틱스(6.91%), 에스피지(24.28%), 뉴로메카(8.75%) 등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순환매의 또 다른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치료제 유통 계약 체결 소식에 9.26% 급등했고 셀트리온(3.31%), 알테오젠(6.62%), 리가켐바이오(4.98%) 등이 동반 상승했다.
유동성은 금융·통신·핀테크 업종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법인 대상 디지털자산 보유 허용, 스테이블코인 법안 추진 등 제도 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 영향으로 카카오페이, NHN KCP, 아이티센글로벌 등 핀테크주는 물론, 신한지주, KB금융, 삼성화재 등 금융주도 오름세를 탔다.
통신주에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가 해킹 보상 이슈 마무리와 배당 정상화 기대를 반영하며 강세를 보였다.
한동안 소외됐던 게임주도 반등을 시작했다. 신작 기대감을 등에 업은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등은 단기 급등세를 탔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지수대비 소외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반등은 일정 부분 합리적인 순환매로 해석 가능하다"면서 "다만 모든 게임주를 동일 선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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