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보에 따르면 현재 대학원생인 제보자 A씨는 20살이었던 2020년 7월, 만기가 된 예금의 재예치를 위해 찾은 울산의 한 은행에서 직원의 권유를 받아 한 보험사의 치매보험을 예·적금 상품으로 오인하고 가입했다.
당시 A씨는 해당 은행 지점에 자신의 60대 어머니와 함께 갔었는데, 직원은 어머니가 아닌 자신에게 이 상품의 가입을 권유했다고 한다.
이 보험 상품은 치매 진단 시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장형 보험으로, 중도 해지시 환급금이 아예 없는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이다.
이 상품 가입 당시 20세 대학생이었던 A씨는 치매 보험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나이였기 때문에, 보험사가 금융 이해도가 낮은 대학생을 상대로 '적합성 원칙'에 위배되는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7조(적합성 원칙)에 따르면 금융사는 고객의 연령, 재산, 가입 목적 등을 살펴 적합한 상품만 권유해야 한다.
A씨는 "치매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 확률이 높은데, 20세 청년에게 장기 납입 10년 구조로 권유하는 것은 적합성 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면서 "이 상품은 경도인지장애(치매의 전 단계)조차 보장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특히 당시 직접 상품 가입 요청을 한 것이 아니라, 은행 직원의 권유로 가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씨가 최근 해지 요청을 하며 당시 상품 가입을 권유했던 직원과 나눈 대화 녹취를 들어보면 해당 직원은 "권유는 당연히 저희가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A씨는 치매 보험 가입 당시 구체적인 상품 구조나 해지환급금 부재에 대한 실질적 설명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품설명서에 해지환급금이 없다는 내용 등이 형식적으로 적혀있지만, 구두 설명이나 소비자 이해 여부 확인 절차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9조(설명의무)에는 금융상품에 관해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관련 내용이 명기돼 있다.
A씨는 "당시 만 20세의 사회초년생에게, 고령층 질병 전용 상품(치매보험)을 저축성처럼 오인시켜 판매한 것은 명백한 불완전판매이며 소비자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는 해당 보험 상품 계약 이후 월 약 14만7000원씩 60회 이상 납입해 총 1000만원 가까이 돈을 넣은 상태다.
최근 A씨는 보험사에 해지 관련 민원을 몇 차례 제기했지만 보험사는 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선 보험사 직원이 A씨에게 "조카 같아서 하는 말인데, 젊을 때 치매보험 넣어놓는 게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민원이 두 번 정도 제기가 돼서 민원 관련 부서에서 심의했던 사안인데, 작년 하반기 때 두 차례에 걸쳐서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한 결과, 가입 당시 관련 서류 약관이나 청약 서류도 교부를 했다"면서 "완전 판매 모니터링(고객 권리 보호 절차)도 진행이 됐었고, 자필 서명도 본인 통해 받아서 절차상의 하자는 없는 걸로 판단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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