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이자카야만큼 그 지역의 음식, 풍토, 역사, 사람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은 없다."
이자카야(居酒屋)는 술(酒)이 있는(居) 집(屋)을 의미한다. 일본 여행을 가면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이자카야를 거리마다 어렵지 않게 만난다. 하루를 마친 사람들이 간단한 안주에 맥주와 사와, 사케 등과 곁들이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 이자카야를 40여 년간 탐방 작가이자 미학자 오타 가즈히코의 '일본 이자카야 유산'(안목)이 출간됐다. 책은 오랜 세월 탐방의 결실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은 동일본(홋카이도·야마가타·도쿄 등)편과 서일본(아이치·교토·후쿠오카 등)편으로 일본 각지의 오래된 이자카야를 기록했다.
저자는 자신만의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이에 해당하는 이자카야를 소개한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초·중기에 걸쳐 문을 열고, 옛 건물과 구조를 유지한 곳이다. 또 최소 3대 이상 이어져 운영되는 곳이어야 한다.
해당 조건에 충족해 선정된 총 26곳을 중심으로, 술과 안주뿐 아니라 건축·오브제·단골 등 이자카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주인과 나눈 대화, 건물 기풍 등을 서술하며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안내서의 성격에서 벗어나 시간과 삶이 축적된 공간이란 성격을 부각한다.
저자는 따뜻하게 데운 '간사케(燗酒)'를 단순히 뜨거운 술로 여기지 않는다. 간사케는 이자카야 주인이 손님의 취향과 컨디션, 계절과 날씨에 맞춰 술을 가장 맛있는 상태로 완성하는 정성의 표현이라고 한다. 술에 주인의 정성과 기술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게마다 술을 데우는 방식과 음용법에 관해 서술한다.
글, 사진, 그림 등의 조합으로 편집된 책은 저자가 일본 전역의 골목을 직접 다녀와 낯선 동네의 이자카야까지 방문해 쌓아 올린 현장 체험의 기록이다. 한 잔의 술과 한 그릇의 안주에도 숨겨진 깊은 뜻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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