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장관 앞으로 13일 미국 측 서한 전달 된 바 있어…산업부에도 전달"
민주 "대미투자특별법 2월 국회서 논의…정상적인 절차 밟는 중"
여한구 본부장, 쿠팡사태·온플법 영향 해석에 "정확한 배경 파악 중…차분히 대응"
"김정관 러트닉 만나러 미국행…여한구도 USTR 대표와 협의 예정"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경록 기자 = 청와대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과 관련해 "정부는 관세 합의 이행 의지를 미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대미 통상현안 회의를 개최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등 관계 부처 차관이 함께했다. 현재 전략경제협력 특사단으로 캐나다에 체류 중인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유선으로 참석했다.
청와대는 대미 통상현안 회의에 관한 서면 브리핑을 통해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 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며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관세협상 후속 조치로 추진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작년 10월 29일 경주에서 체결한 '한미 양해각서'에 따라 대미 투자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11월 13일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작년 11월 26일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상임위인 국회 재경위에 아직 상정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미투자특별법을 2월 국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인상을 발표했는데, 대미투자특별법의 빠른 처리를 독촉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작년 11월 말에 법이 발의됐고, 12월과 1월은 일종의 숙려기간이었다. 정상적으로 보면 2월에 특별법 심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기 전에 사전 통보 받은 것이 있거나 직간접적으로 전달받은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과기부 장관 앞으로 지난 13일에 미국 측 서한이 전달된 바는 있다"며 "산업부에도 전달이 됐다"고 했다.
다만 서한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서한 내용이 우리 측의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었는지,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질문에도 "구체적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국무회의에서는 특별히 관세 대응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한 배경과 실제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회에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관세 인상 배경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조기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진단이 제기된다. 미국 측이 '쿠팡 사태'와 맞물려 우려를 표명한 '온라인플랫폼법' 도입 등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는 최근 원화 약세와 외환시장 불안으로 한국 정부가 연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집행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에게 대미 관세 관련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아직까지 정부에서 정확한 배경과 향후 조치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솔루션을 찾기 위해 차분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관세 대응을 위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을 미국에 급파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이 종료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 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미 통상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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