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정보공개청구로 받은건 가족 변사조서 뿐"

기사등록 2026/01/20 17:36:58 최종수정 2026/01/20 19:56:24

12·29 제주항공 참사 특위, 유가족과 참사 조사 간담회

유가족, 경찰·국토부·사조위 비판…"성역없는 진상규명"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김유진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특위 국정조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참사 정보공개 청구로 제가 받은 것은 숨진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의 변사자 조사결과 보고서 3장 뿐입니다."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현장 조사에 나선 국회 국정조사단을 향해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국회 국정조사단은 여야를 막론하고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12·29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정조사 특위)는 2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 대상 참사 조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유족들에 대해 참사 조사 전반을 불신하고 있는 배경을 이해하고 진상규명 단서 확보와 제도개선안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경찰의 수사력을 문제삼고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조류충돌 예방과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 설치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유가족 A씨는 "전남경찰청장은 지난 15일 국정조사 기관보고 당시 수사인력 수를 부풀려 말하면서 유가족을 기만했다"며 "지난해 11월 유가족과 면담할 당시에는 고작 4명 뿐이라고 답했으면서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는 26명이라고 말을 바꿨다. 비전담 인원까지 모아 숫자를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참사 현장에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국토교통부 앞에서도 한없이 작아졌다. 국정조사장에서 경찰은 공항공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답변했다가 질의가 이어지자 돌변해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며 "핵심 책임자에 대한 강제 수사조차 1년 넘게 방치해 놓고 국회에서 허위 위증한 경찰을 유가족이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양수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특위 국정조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유가족 B씨는 사조위가 국정조사 특위의 현장방문 전날 활주로에서 유류품을 치운 점에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사조위는 그동안 활주로에 방치돼있던 사고 잔해물들을 전날 유가족 통보 없이 제주항공 측에 넘겼다"며 "사고 발생 1년이 지난 지금 감시에 눈이 쏠린 국정조사 기간에 왜 하필 갑자기 증거물을 건드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증거 인멸이나 사건 축소를 위한 시도로밖에 의심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해 7월19일에는 '사고 기체에 결함이 없고 조종사가 엔진을 껐다'고 확정적으로 발표해 놓고, 이제 와서는 '발표가 변경될 수 있다 오해였다'고 말을 바꿨다"며 "확정적인 표현이 들어 있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던 국가기관이 유가족에게 추가 설명도 없이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2차 가해이자 신뢰 파탄의 행위"라고도 규탄했다.

유가족들은 현장 조류 퇴치 과정의 미흡함을 지적하는가 하면 로컬라이저 설치와 관련한 의구심 해소도 촉구했다.

유가족 C씨는 "최근 5년간 무안공항 조류 충돌 사고가 아침 9시 이전에 55%가 발생했는데도 조류 채취자는 고작 1명이 근무했다"며 "조류떼가 출몰하지 않은 시간에 더 많은 근무자를 배치한 것은 말 그대로 탁상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로컬라이저를 고정하고자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고 상판을 덧씌웠으면 공항 관계자와 조종사들에게 위험물이라는 것을 알렸어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이를 설명한 사례가 없다. 사전공지만 됐더라면 콘크리트 둔덕으로 향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김유진 유가족 대표도 "제주항공 참사 정보공개 청구로 제가 받은 것은 숨진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의 변사자 조사 결과 보고서 3장 뿐"이라며 "죽은 새와 조종사가 아닌  항공사와 비행기 제조사의 기체결함, 국토부와 공항공사의 항공안전관리등 그 어떤 성역도 없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객관적 근거 자료의 전면 공개와 무너진 신뢰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그러면서 국정조사 특위를 향해 ▲경찰청 본청으로의 사건 이관, ▲범정부 차원 특별조사본부 설치 ▲사조위의 국무조정실 이관 과정 투명성 보장 ▲숨김없는 자료 공개 등을 촉구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염태영 국정조사 특위 간사는 "근본적인 또 다른 제도 개선과 철저한 보안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족의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에 나서고 대책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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