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데일리 메일 등 상대 법정 소송 시작…22일 증언 예정

기사등록 2026/01/19 23:10:40

불법 도청 등으로 사적 정보 수집 주장·배우 가수 등 7명 함께 소송

“1993년부터 2011년 사이, 개인정보 수집 범죄 행위 가담” 주장

해리, 2023년 130여년 만 첫 왕실 인사로 법정 증언 이어 두 번째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영국의 해리 왕자와 아내 메건 마클이 지난해 10월 28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4차전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2026.01.1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영국 해리 왕자가 유명 가수, 배우 등 6명과 함께 불법적인 정보 수집 혐의로 데일리 메일 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재판이 19일 런던 고등법원에서 열렸다.

해리 왕자를 비롯한 영국의 유명 인사 6명은 2022년 10월 데일리 메일 등을 발행하는 ANL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리 왕자측은 데일리 메일과 메일 온 선데이를 비롯한 여러 신문을 발행하는 ANL이 1993년부터 2011년 사이 자신들이 속한 집단의 개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범죄 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사설 탐정을 고용해 가정집과 차량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사적인 통화를 녹음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부패한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민감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신분 도용 및 기만 행위를 통해 의료 기록을 확보했다는 주장도 있다.

원고측은 불법적인 수단과 조작을 통해 은행 계좌 및 금융 거래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ANL은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하며 해당 혐의를 선정적이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고 CNN과 BBC 방송 등은 19일 보도했다.

원고측을 대표하는 데이비드 셔본 변호사는 19일 법정 진술에서 “데일리 메일과 메일 온 선데이가 불법적인 취재 활동을 명백하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자행했음을 재판에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한 사립 탐정은 20년 동안 데일리 메일에서 미국 내 정보를 수집하는 대가로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또 다른 탐정은 한 달에 1만 1천 파운드를 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데일리 메일이 해리 왕자의 전 여자 친구인 첼시 데이비의 항공편 정보, 좌석 번호까지 알아내기 위해 사립 탐정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세르본은 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데일리 메일 계열 신문의 기자와 경영진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 불법적인 정보 수집 문화에 가담했거나 공모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 모두 명예가 걸려 있고 소송 비용이 약 4000만 파운드(약 7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리 왕자와 함께 소송에 참여한 사람은 엘튼 존과 남편 데이비드 퍼니시, 그리고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운동가 도린 로렌스, 배우 세이디 프로스트, 전 정치인 사이먼 휴즈 등이다.

재판을 9주 가량 진행될 예정이며 해리 왕자는 22일 증언한다.

그가 법정 증인석에 서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2023년 다른 소송에서 1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 고위 왕족으로서 증인석에 섰다.

해리 왕자는 자신과 아내 메건 마클이 왕실 임무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에는 지독한 영국 언론의 보도도 한 이유로 꼽았다고 CNN은 전했다.

런던경제대학(LSE)의 미디어 및 통신 규제 정책 전문가인 데미안 탐비니는 해리 왕자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런던을 방문한 것은 업계 관행을 바꾸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탐비니는 “해리 왕자는 단순히 손해 배상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고소인들과 마찬가지로 신문 업계에 변화를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이전에도 루퍼트 머독의 뉴스 그룹 신문사(NGN)와 미러 그룹 신문사 (MGN)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여 사과와 잘못 인정, 손해 배상을 받아낸 바 있다.

2011년 영국에서는 언론이 정치인, 유명인사, 기타 고위 인사들의 휴대전화를 일상적으로 해킹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이 스캔들로 당시 ‘뉴스 오브 더 월드’가 폐간됐고 언론 윤리 기준에 대한 광범위한 공공 조사로 이어졌다.

탐비니는 “다른 신문들과 비교해 데일리 메일은 전화 해킹, 사생활 침해, 그리고 언론 윤리와 법률 위반 등의 비난을 대체로 피해 왔다”며 “하지만 단호한 몇몇 고소인들에 의해 이번 재판이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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