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계엄법, 계엄시 '국무회의 심의' 규정
法 "독단·권력 방지 위한 절차적 요건 경시"
[서울=뉴시스] 장한지 홍연우 기자 =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및 체포 방해 등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판단한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령이 정한 절차적 정당성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오후 311호 법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하기 전 일부 국무위원(7인)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 그들의 국무회의 심의권을 침해한 데 대해 "헌법과 계엄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헌법 제89조는 비상계엄의 선포와 해제 등 국가의 중요 정책에 대해 반드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계엄법 제2조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적시됐다.
이 사건 재판부는 국무위원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개별적·독립적 가치를 지닌다고 보았으며, 고의적으로 일부를 배제한 것은 "국가긴급권 행사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의 밀행성과 신속성을 이유로 소집 통지 누락을 정당화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헌법과 법령상 긴급한 경우에도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를 일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해 사법 절차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경호처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차벽을 설치하고 인간 스크럼을 짜게 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해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한 행위"로 보고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한 혐의와 관련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지킨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선포문 날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후 이를 무단 폐기한 점 역시 헌법적 절차 요건을 경시한 증거로 봤다.
재판부는 여러 혐의 중 법정형이 가장 높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7년 6개월)를 기준으로 형량을 가중했다. 해당 죄의 법정형 상한을 기준으로 1/2(3년 9개월)을 가중해 재판부가 선고할 수 있는 최대 선고 가능 형량은 징역 11년 3개월이었다.
재판부는 이 범위 내에서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징역 5년'이라는 단일한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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