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안 눌러도 척척"… 래미안 배달 로봇, 엘리베이터 타는 비밀은

기사등록 2026/01/16 08:39:06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음식배달로봇. 사진 삼성물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래미안 단지. 단지 내 상가에서 출발한 배달 로봇이 공동현관을 통과해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섰다. 로봇에겐 버튼을 누를 팔이 없지만, 엘리베이터 문은 약속이라도 한 듯 스스로 열렸다. 목적지인 12층에 도착하자 문이 다시 열리고 로봇은 유유히 세대 앞까지 이동했다. 가장 궁금해하는 '로봇의 엘리베이터 탑승' 뒤에는 삼성물산의 스마트홈 시스템과 무선 통신 기술의 정교한 결합이 숨어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협업해 음식배달로봇 서비스 실증을 마쳤다. 단지 내 음식배달 로봇 서비스의 주요 선결 과제인 공동 현관 자동문 개폐와 엘리베이터 호출 연동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손가락 대신 '디지털 신호'를 사용한다. 로봇은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는 서버 및 엘리베이터 제어기와 무선 통신(Wi-Fi, LTE 등)으로 연결되어 있다.

로봇이 엘리베이터 근처에 도달하면 통합 관제 시스템에 "로봇이 1층에서 대기 중이니 엘리베이터를 보내달라"는 호출 신호를 보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리면, 로봇은 시스템을 통해 목적지 층수를 입력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시스템은 로봇이 안전하게 탑승하고 내릴 수 있도록 문 열림 시간을 평소보다 길게 유지하거나 센서로 로봇의 움직임을 체크한다.

좁은 엘리베이터 공간 내에서의 안전 문제도 해결했다. 로봇에 탑재된 라이다(LiDAR)와 3D 카메라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스캔한다. 만약 엘리베이터 내부에 사람이 많아 탑승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로봇은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공동현관을 출입하는 음식배달로봇. 사진 삼성물산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엘리베이터 바닥과 복도 사이의 미세한 틈이나 높낮이 차이를 감지해 바퀴가 끼지 않도록 정밀하게 주행한다. 국물이나 음료를 실었을 때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가감속 제어 기술도 핵심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삼성물산의 차세대 홈 플랫폼 '홈닉(Homeniq)'이다. 단지 내 보안 시스템과 엘리베이터, 로봇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배달원이 세대 현관 앞까지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 입주민의 사생활 보호는 물론 외부인 출입에 따른 보안 우려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연동은 로봇이 실내외를 자유롭게 오가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향후 배송뿐만 아니라 순찰, 청소, 안내 등 다양한 로봇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 친화형 빌딩' 구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스마트 인프라가 미래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로봇과 시스템이 소통하는 '초연결 주거 환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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